무장단체 괴한들에 납치됐다 풀려난 알리 제이단 리비아 총리는 "이는 정부와 정통성에 대한 쿠데타 시도"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제이단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석방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납치사건은 정부 전복을 바라는 세력에 의해 자행됐다"고 밝혔다고 CNN과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 등이 12일 보도했다.
그는 리비아 국적의 알카에다 핵심인물인 아부 아나스 알 리비가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전격 체포된 지 닷새만인 10일 투숙 중이던 수도 트리폴리 내 한 호텔에서 무장괴한들에 납치됐다 수 시간 만에 석방됐다. 자국 땅에서 자국민이 미군에 의해 체포된 사건으로 주권침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리비아 정부가 미군 작전에 공모했거나 승인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반군세력 '리비아 혁명 작전실'은 "리비아를 위태롭게 만든 범죄와 공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제이단을 형법에 따라 체포했다"며 총리 납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제이단 총리는 "괴한들이 호텔 방을 부수고 들어왔지만 그들을 막을 수 없어 끌려갔다"며 "중요한 정부 문건과 내 컴퓨터도 함께 가져갔다"고 당시 납치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납치세력은 중화기로 무장된 100대의 차량을 동원해 호텔을 봉쇄했으며 민주 국가 건설을 방해하려는 정치 정적의 명령 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며 "벵가지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는 이들이 문명국가를 원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증거"라며 납치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모두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아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정의건설당(JCP) 무함마드 사완 대표는 제이단 총리가 실패한 총리라며 그의 교체를 주장했다. 사완 대표는 벵가지에서 한 전화인터뷰에서 "의회는 진지하게 제이단 총리의 후임을 찾고 있다"면서 "제이단 정부의 잘못된 국정 운영으로 이번 사태가 초래됐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축출된 이후 과도정부가 수립됐지만 곳곳에 산재한 이슬람 반군과 민병대 등이 반정부시위를 벌이며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1일 리비아 동부 벵가지의 스웨덴 영사관 앞에선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스웨덴 영사관은 물론 인근 핀란드 영사관 건물까지 일부 부서지기도 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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