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제조유통일괄형)브랜드 시장의 절대강자인 유니클로 돌풍에 끝이 없다. 일본 의류기업으론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엔을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1위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 리테일링은 지난 8월 말까지 회계연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한 1조1,400억엔(한화 약 12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904억엔으로 26.1% 늘었고, 영업이익도 1,329억엔으로 5.1% 증가했다.
유니클로는 해외매출이 약 64%.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워낙 높을 실적을 거둠에 따라 일본의류기업으론 전례가 없는 '1조엔 클럽'에 진입하게 됐다.
유니클로의 성공은 여러 가지 면에서 고정관념을 파괴한 결과다. 일본 기업은 전통적으로 고급 프리미엄 제품에 몰두하는 편인데, 유니클로는 이런 관행을 깨고 빠른 제품주기로 중저가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져 사상 유례없는 대성공을 거뒀다.
1984년 탄생한 유니클로의 캐치프레이즈는 ▦패션 감각이 반영된 ▦좋은 품질의 캐주얼을 ▦시장 최저가로 공급한다는 것. 불가능할 것 같은 '낮은 가격+높은 품질'을 유니클로만의 방식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SPA같은 패스트 패션(fast fashion)하면 예쁜 디자인을 따라 해서 저렴한 원단으로 급히 내놓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제품은 빨리 내놓아도 오랜 기간 고객분석과 상품기획을 하기 때문에 고품질 저가제품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각국 패션 중심지에 매장을 열며 글로벌 SPA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했다. 올 7월 기준 전세계 14개국에 1,283개 매장을 보유 중이다.
유니클로는 국내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8년 789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매출이 매년 급증, 지난해엔 2012년 5,553억원을 기록했다. 자라와 H&M 등 유럽계 SPA브랜드와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발열내의'히트텍'돌풍은 다른 SPA브랜드는 흉내내기 힘든 유니클로만의 성공이란 평가다. 인체가 내뿜는 수증기를 이용해 열을 내는 원리로 개발된 히트텍은 2008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 3억장이 넘는 히트텍을 팔아 치웠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없어서 못 파는 이른바 '히트텍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유니클로는 내년 매출목표는 1조3,300억엔. 유니클로 신화를 일군 야나이 다다시(64) 패스트 리테일링 회장은 "1조엔 돌파는 하나의 디딤돌"이라며 "2020년에는 매출 5조엔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65세가 되면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했던 그는 5조엔 목표달성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혀, 사실상 퇴진계획을 철회했다.
배은영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소비 회복세 지연,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수요 확대 등으로 당분간 의류시장은 SPA업체들이 이끌어 가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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