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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록 정국 혼돈 속으로] 여권, 몰아붙이고… 민주는 갈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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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록 정국 혼돈 속으로] 여권, 몰아붙이고… 민주는 갈라지고…

입력
2013.10.1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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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논란이 10일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성명 발표를 계기로 '3인 3색'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11일 새누리당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사초 실종 책임자의 궤변"이라고 파상공세를 펼쳤고 친노진영은 여전히 '정치검찰'을 맹공했다. 반면 민주당은 별다른 지원사격 없이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대변인 논평만 내놓았다. 민주당 지도부가 친노진영과 거리 두기에 나서면서 적어도 '사초 실종 논란'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부가 '친노 대 비노'의 양분되는 분위기다.

여권은 친노 겨냥 파상공세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의원을 비롯한 친노진영은 궤변으로 논점을 흐리는 물타기 시도를 중단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경위 설명이나 사죄 없이 느닷없이 짜맞추기 수사를 운운하는 것은 뻔뻔스러운 일"이라고 '문재인 책임론'에 가세했다.

청와대도 문 의원 등에 대한 조속한 수사를 통해 '사초 실종' 경위를 규명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가 친노진영에 총공세를 펼친 것도 청와대와 사전 공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실제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과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전날 만찬 회동을 갖고 대화록 정국 대응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진영, 나홀로 정면돌파

친노진영은 최근 대화록과 관련한 검찰 및 여권의 움직임을 '문재인 죽이기'로 규정하며 격앙된 상태다. 문 의원이 '검찰 소환 자청' 카드를 꺼내든 것도 검찰 수사를 조속히 매듭지어 더 이상 의혹 확산을 막고 대화록 정국을 탈피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최근 대화록 정국에 소극적인 당과 별개로 향후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문 의원과 노무현재단 등 친노진영의 독자적인 입장 표명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문 의원의 성명 발표는 당 안팎에서 제기된 책임론으로 인해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한 친노의원은 "당내 문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목소리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참여정부 출신의 김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문재인 책임론'과 관련해 "다른 문제가 있을 때도 그런 입장을 취한 분들이기 때문에 별로 의미 없는 얘기"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비노진영, 무대응 기조 전환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연일 국회를 정쟁의 늪으로 끌어들이지만 민주당은 민생에 매진하겠다"며 '정쟁 대 민생' 구도를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전날 문 의원의 성명에 대한 지지는 물론 새누리당의 공세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 동안 대화록을 둘러싸고 새누리당과 공방을 주고 받던 것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새누리당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대신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실정을 알리며 대화록 정국의 출구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핵심 당직자는 "관련 자료를 검찰이 모두 쥐고 있는데 당에서 섣부른 대응을 할 경우 자칫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NLL 포기 발언' 논란 이후 대화록 미(未)이관에 대한 확인 없이 문 의원이 덜컥 대화록 공개 요구에 응했다가 '사초 실종'의 덫에 걸린 것을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은 대화록 정국 대응과 관련해 원내 비공개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당내 공식 기구가 아닌 만큼 당 안팎의 친노진영과 당 지도부를 조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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