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위원회의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이는 파키스탄의 10대 여성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6)였다. 외신들은 유사프자이가 수상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하면서 그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0대 중반인 유사프자이가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고 결국 그는 수상자가 되지 못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중 지금껏 최연소 인물은 예멘의 여성인권운동가 타우왁쿨 카르만으로 2011년 수상 당시 나이는 32세였다.
유사프자이는 노벨평화상을 받는 대신 10일(현지시간) 유럽의회로부터 사하로프 인권상을 수상했다. 옛 소련의 핵 과학자이자 반체제 인사였던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따 1988년 제정한 이 상은 인권을 위해 싸운 이들에게 주어진다.
유사프자이는 2009년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의 여성 교육 금지 방침에 항의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활동에 나서 유럽과 미국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10월 하굣길에 탈레반이 쏜 총을 머리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이후 영국에서 치료를 받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이후에도 탈레반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다. 유사프자이는 위협에 대해 "육체는 죽일 수 있어도 내 꿈을 멈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대범하게 말했다. 파키스탄 여성교육권 신장의 상징으로 떠오른 유사프자이는 시사주간 타임의 2012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고 국제앰네스티(AI) 양심대사상과 미국 하버드대 인도주의상 등을 수상하며 유력한 노벨평화상 후보로 떠올랐었다. 그러나 유사프자이는 "노벨평화상은 내게 과분하다"며 "진짜 상은 모든 어린이들이 인종, 종교, 성별 차이를 넘어 학교에 다니는 것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투쟁하고 일할 것"이라고 CNN방송에 말했다.
올해는 유사프자이 외에 미국의 군사ㆍ외교 기밀자료를 넘긴 브래들리 매닝(25) 일병,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인권운동가인 메리 로빈슨(69), 성폭행 당한 여성 4만여명을 돌본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데니스 무크베게(58) 등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됐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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