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해마다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미국 이외 지역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버뮤다 자회사에 특허료 명목으로 88억파운드(약 15조원)를 송금했다. 구글은 이를 통해 해외 세율을 5%까지 낮춰 본래 내야 할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구글이 아일랜드에 법인을 두고 네덜란드를 통해 버뮤다 자회사에 돈을 송금하는 '네덜란드 샌드위치' 방법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법인을 법인세가 낮은 아일랜드에 두어 일차적으로 납부해야 할 세금을 줄인 다음 다시 특허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페이퍼컴퍼니라고 할 수 있는 네덜란드 법인을 통해 조세회피처인 버뮤다 법인으로 송금해 세금을 낮추고 있다. 버뮤다 법인은 아일랜드 법인의 자회사인데 아일랜드는 지적재산권을 유치한다는 명목으로 2010년 세법을 고쳐 아일랜드 법인에서 자회사로 특허료를 송금할 때는 20%에 해당하는 원천징수세를 내지 않도록 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또 자회사는 본사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도록 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글이 버뮤다 자회사에 송금한 특허료가 3년간 2배나 증가했다고 FT는 지적했다.
구글은 그 동안 다국적 기업의 법인세 회피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논쟁의 중심에 서있었다. 구글을 포함한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회피 문제는 올해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된 바 있다. 마거릿 호지 영국 하원 공공회계위원장은 최근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회피 의혹을 밝히는 하원 청문회에서 "아일랜드에 법인을 두고 (법인세를 덜 내기 위해) 매출을 그곳에 계상하는 행위는 기만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구글을 비난하기도 했다.
FT는 구글이 '네덜란드 샌드위치' 방법을 이용한 조세회피 의혹과 관련해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