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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원포인트 레슨에 꿈나무들 '무럭무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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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원포인트 레슨에 꿈나무들 '무럭무럭'

입력
2013.10.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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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스스로 즐기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지난 주말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 마운틴콘도에서 열린 '꿈나무 바둑캠프'에서 이세돌 명인이 바둑 꿈나무들에게 해 준 조언이다.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팬서비스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꿈나무 바둑캠프에는 국내 7개 바둑도장과 전국 27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다문화바둑교실에서 바둑을 배우는 어린이와 학부모 120명이 초청돼 도장 대항전, 다면기, 바둑 멘토링, 로테이션 강의와 불꽃축제 관람, 바둑퀴즈, 미니올림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서울 광진구 다문화센터에서 바둑을 배우고 있는 어린이와 학부형을 인솔해 이번 행사에 참가한 김성래 4단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다. 앞으로 행사 규모가 더욱 커져 전국의 다문화가정 어린이 바둑 친구들이 좀 더 많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연주, 승환, 연화 세 명의 자녀와 함께 이번 캠프에 참가한 다니구치 마유미씨(44)는 "요즘 바둑에 흠뻑 빠진 아이들에게 프로기사를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올해 꿈나무 바둑캠프에는 명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이세돌 9단과 본선 8강 진출자 김성진 2단이 특별 초청됐다. 서울시 '차 없는 날' 홍보대사인 이세돌 명인은 다음날 아침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차 없는 날' 행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멀리 강원도에서 벌어진 행사에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작년에 이 캠프에 참가한 후 바둑을 사랑하는 어린이들로부터 좋은 기운을 받았는지 성적이 좋아져 올해도 기꺼이 또 참가했다"며 가볍게 말문을 연 이세돌 명인은 "프로기사가 되려는 친구들이나 그냥 취미로 바둑을 배우는 친구들이나 모두 먼저 바둑을 재미있게 즐기는 게 중요하다. 완전히 승부를 떠날 수는 없겠지만 즐기는 자세로 바둑을 둘 때 얻을 수 있는 게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7개 도장 대항전이 진행되는 동안 이세돌 9단은 어린이들의 바둑을 열심히 지켜보고 대국 후에는 직접 복기와 원 포인트 레슨을 해주는 등 평소 대국 때와는 달리 매우 자상한 모습을 보였다.

프로기사를 지망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바둑 멘토링 시간은 김성진 2단이 맡았다. "바둑을 잘 두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서부터 "여자 친구가 있느냐"는 등 다양한 어린이들의 질문에 자신이 공부했던 경험을 토대로 성심성의껏 대답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캠프는 학부모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아들과 함께 참석한 교도통신 한국 주재기자 사카베 테츠오씨(43)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집과 학교에서 두 가지 문화를 겪으며 약간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들이 바둑을 배운 후 상당히 차분해졌다. 아들과 함께 나도 바둑을 배워야겠다."고 말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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