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절반은 여성이지만 역사에서 여성은 소수에 불과했다. 역사는 줄곧 남성을 주체로 남성 시각으로 서술돼 왔다. 20세기 여성운동을 바탕으로 여성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보려는 시각은 보폭을 넓혀왔지만 여전히 역사 연구는 남성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 책은 기존 가부장적 틀을 벗어나 여성 관점에서 한국 여성사를 바라보고 여성의 삶을 복원하려 시도한다.
선사시대부터 고대까지 우리 역사 속에 나타난 여신 숭배의 모습을 추적하는 제1강 '우리 역사의 여신들'로 시작해 근대화 속 여성의 위치를 돌아보는 제12강 '호주제는 어떻게 전통이 되었나'로 끝맺는다. 신라 여왕들이 겪어야 했던 비난과 모함, 남녀상열지사로 유추해 보는 고려사회의 성(性), 열녀로 풀어본 조선시대 남성 이데올로기 등 역사 이면을 여성 시각에서 재해석한다. 특정 이론이나 정치적 사건이 아닌 역사 속 작은 사례를 통해 역사 속 여성의 입지를 바라보는 점이 이채롭다. 푸른역사ㆍ358쪽ㆍ1만5,000원.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