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펑크 록 밴드 노브레인이 미국 시장에 데뷔한다. 미국 기반의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워너 뮤직 그룹을 통해서다. '2013 서울국제뮤직페어' 참가차 내한한 시모어 스타인(71) 워너 브러더스 레코즈 부사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내년 1월에 녹음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너 브러더스는 워너 뮤직 그룹의 자회사이며 스타인은 워너 브러더스 소속 레이블인 사이어 레코즈의 공동 설립자다. 팝스타 마돈나와 전설적인 펑크 록 밴드 라몬스 등이 사이어 레코즈를 통해 데뷔했다.
스타인은 노브레인과 계약한 이유에 대해 "마돈나, 라몬스, 토킹 헤즈. 디페시 모드 등과 같다. 노래가 좋고 퍼포먼스와 연주력이 훌륭하다"고 했다. 그는 "정말 매력적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그들의 매력은 세계 어디에도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스타인은 지난 3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캐너디언뮤직페스티벌에서 노브레인의 공연을 처음 접했다. 그는 그 후 뉴욕 브루클린의 한 클럽에서 했던 노브레인의 공연에도 찾아갔다. 노브레인의 보컬 이성우는 "스타인이 우리와 처음 만나 '라몬스를 봤을 때처럼 전율이 와서 잠을 못 이뤘다'고 말했다. 다음날 우리와 뭔가 재미있는 걸 많이 해보고 싶다고 해서 처음엔 장난하는 줄 알았다"고 회고했다. 프로듀서는 사이어 레코드 소속 프로듀서인 줄리언 레이먼드가 맡을 예정이며, 작사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스타인은 "노브레인에게 최대한 예술적 자유를 줄 것이고 그들을 좋아하는 만큼 최대한 홍보할 계획"이라며 "첫 앨범이 크게 성공하지 않더라도 오래 끌고 가고 싶다"고 했다.
미국 팝 역사에서 스타인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중학생인 14세 때 빌보드에서 일하기 시작하며 미국 팝 음악 시장의 바로미터가 된 싱글 차트 '핫 100'이 만들어지는 데 적잖은 공헌을 했고, 이후 사이어 레코즈를 설립하며 미국 팝 비즈니스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빌보드는 그를 '빌보드 아이콘'으로 선정해 시상했고, 내한 직전인 9일 뉴욕에서 열린 CBGB페스티벌에서도 수많은 음악인들을 배출한 공로를 인정 받아 '아이콘상'을 받았다. 그는 "나는 악기를 연주할 줄도 모르고 음악적 재능도 전혀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적으로 타인의 재능을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대중음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정치적 내용이라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전쟁 이후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의 팝 문화를 받아들였고 많은 발전을 이뤘다. R&B와 컨트리가 다르듯, 바흐와 베토벤이 다르듯, 한국의 음악은 세계의 어떤 음악과도 다르다. 우리가 싸이를 좋아했던 것은 그의 음악이 누구와도 닮지 않은 특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이나 LG 같은 기업을 보더라도 한국은 늘 저력이 있었고 지금이 매우 좋은 기회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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