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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둘로 갈라지고 있다… 플루토크라트와 그 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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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둘로 갈라지고 있다… 플루토크라트와 그 나머지

입력
2013.10.1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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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진 이들을 말하는 '플루토크라트(그리스어로 부를 의미하는 플루토스와 권력을 뜻하는 크라토스의 합성어)'의 삶과 생각을 저널리스트의 눈으로 들여다본 종합 참고서와 같은 책이다. 저자 프릴랜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 부편집장을 지내고 현재 톰슨 로이터스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언론인이면서 하버드와 옥스퍼드대학에서 수학한 산업 전문가이기도 하다. 과연 플루토크라트는 어떻게 형성되었고 이들의 부는 어디서 기원했고, 자신들의 부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에 대해 문제적 시각을 갖고 관찰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플루토크라트는 스스로 "아내보다 비행기 승무원을 더 잘 아는 사람들"이라 말할 정도로 일찌감치 세계화가 된 이들이다. 여권이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는지, 즉 국적이 어디인지는 따져볼 필요도 없고 대신 미국의 아이비리그, 유럽의 인시아드(INSEAD)와 같은 자신의 모교가 어느 곳인지에 집중해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MBA 졸업장이 국적보다 더 중요한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다. 학부모 모임에 헬리콥터를 타고 와 운동장에 착륙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고 수천만 파운드를 기부해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라이벌 학교(블라바트니크 행정대학)를 만들어버릴 정도로 돈을 펑펑 쓰기도 한다. 헤지펀드를 통해 1년 만에 3,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대고 "아시다시피 20(연 2,000만 달러의 소득)은 사실 10(납세후)에 불과하다"고 말할 정도로 돈이 많다. 특히 세계 경제를 쥐고 있는 미국의 상위 1% 이내 사람들과 그 나머지 간의 격차는 말 그대로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를 만들어 낼 정도이다. 이들의 성장은 나날이 경제 불균형의 신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2005년 기준으로 빌 게이츠의 재산은 465억 달러, 그리고 워런 버핏은 440억 달러였다. 이 둘의 재산 총계인 905억 달러는 같은 해 미국 전체 인구 하위 40%의 재산 총액 950억 달러에 근접할 수준이다.

이러한 플루토크라트들은 이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유동성을 허용하는 시스템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위한 세금과 같은 재분배 정책에는 관심이 없다. 더구나 이들은 각 나라에 살고 있는 비슷한 수준의 갑부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지내고 고국의 동포에는 역시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을 놓고 "세상은 두 블록으로 갈라지고 있다, 플루토크라트와 그 나머지로"라고 책은 설명한다.

슈퍼엘리트의 다른 이름인 플루토크라트들은 "단지 이기적인 목표만을 쫓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생각하며 일반인들이 이렇게 믿어주기를 바란다. 카네기는 자신과 같은 자본주의 수호자들에 대해 "이들(플루토크라트) 사이의 치열한 경쟁은 이익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인류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책은 전한다. 미국의 톱 클래스 부자들이 스스로 'Rich(돈이 많은)'자라 불리는 것보다 'Affluent(부유)'한 사람으로 불리기를 원한다는 것, 그리고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슈퍼엘리트들로부터 비난 받았다는 얘기들이 플루토크라트의 내심을 잘 드러낸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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