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페넌트레이스 3연패에 성공한 1위 삼성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위 LG.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은 느긋하다. 반면 LG는 뭔가 아쉽다. 지난 8일부터 벌어진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이하 준POㆍ5전3선승제)가 난타전 없이 예상 외로 일방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기다리는 입장 차이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넥센은 8~9일 1,2차전을 모두 극적으로 따냈다.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 나온 2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 넥센 선수단은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긴장감 속에서도 믿기 어려운 집중력을 발휘해 가을 야구의 '단골 손님'두산을 연거푸 제압했다.
4번 박병호의 활약이 빛났다. 상대 에이스 니퍼트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안타, 볼넷을 이끌어냈다. 또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로 두산을 괴롭혔다. 마운드에서는 마무리 손승락이 조금 주춤거리고 있지만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나이트와 밴헤켄이 제 몫을 다했다. 정규시즌 막판 적절한 체력 안배를 해준 염경엽 넥센 감독의 판단이 적중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처럼 넥센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자 LG는 아쉬움만 곱씹고 있다. 사실상 플레이오프(이하 POㆍ5전 3선승제)에 직행한 이점이 사라졌다. 2013 PO는 16일 LG의 홈인 잠실에서 1차전을 시작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17일 페넌트레이스 2위 팀의 홈에서, 19~20일에는 준PO 승자의 홈에서, 22일 다시 LG의 홈에서 5차전을 치르는 스케줄을 짰다. 하지만 만약 넥센이 3차전까지 거머쥐며 시리즈 전적 3승0패로 PO에 오를 경우 심리적으로 쫓기는 쪽은 LG가 될 수 있다.
페넌트레이스 2위 팀의 이점은 충분한 휴식이다. 준PO가 열리는 동안 상대의 전력을 철저히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3전승으로 준PO가 끝나면 휴식의 이점은 사라지게 된다. 넥센 역시 12일부터 15일까지 LG 못지 않게 충분히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1위 팀 삼성은 준PO 결과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한국시리즈(KSㆍ7전 4승제)는 24일에나 열려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하고 다양한 작전을 구상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이미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삼성에는 크게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
프로야구가 1989년부터 단일시즌제(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로 치러진 이후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이 그 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오른 경우는 22차례 중 19번이다. 확률로 따지면 86.4%다. 특히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11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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