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축산물 유통마진이 중국보다 최대 두 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00년 한국의 8분의 1에 불과했던 중국의 쌀 생산비가 최근 4분의 1 수준까지 상승, 관세화 유예가 종료되는 2015년 이후 시장이 전면 개방되어도 중국산 쌀의 시장 잠식 규모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10일 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내놓은 '한ㆍ중간 농축산물 생산비 격차 변동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두 나라의 농축산물 생산비와 유통마진을 비교한 결과, 쌀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한국의 유통마진이 중국보다 50~100% 컸다.
토마토(10㎏ㆍ2010년 기준)의 경우 한국에서는 도매가격(3만662원)이 농가 판매가격(1만7,250원)보다 77%나 높았으나, 중국에서는 도매가격(4,732원)이 농가 판매가격(3,524원)보다 32% 가량만 높았다. 우리나라 토마토 중개 상인이 챙기는 이윤이 중국보다 두 배 가량 많다는 얘기다. 닭고기(1㎏)도 한국의 도매가격(3,529원)이 농가 판매가격(1,558원)의 2.3배에 달했으나, 중국에서는 도매 1,934원에 농가판매가 1,776원으로 마진이 거의 없었다. 감자, 배추, 양배추, 오이, 돼지고기 등도 한국의 유통 마진이 중국보다 컸다.
KREI는 "과도한 유통마진이나 비효율적인 유통구조가 한국 농축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산보다 뒤떨어지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주곡인 쌀만 놓고 보면, 중국산 대비 한국 쌀의 경쟁력이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2000년 한국 농부의 쌀 평균 생산비는 20㎏에 2만1,165원으로 중국 2,480원보다 8.56배나 높았다. 하지만 2010년 그 격차가 4.2배로 감소했다. 게다가 중국보다 한국 쌀 시장의 유통구조가 효율적이어서 쌀 도매가격의 한ㆍ중 간 격차는 2.5배까지 줄어든다는 게 KREI의 분석이다. 품질과 안전성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감안할 경우, 국내 쌀 시장이 개방되더라도 중국 쌀의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