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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실이 꽉 찼다고…" 상급병실 10명 중 6명 울며 겨자먹기식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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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실이 꽉 찼다고…" 상급병실 10명 중 6명 울며 겨자먹기식 입원

입력
2013.10.1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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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30대 후반 남성 A씨는 최근 한 대형병원에 위 검사를 받기 위해 입원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실(6인실)에 입원하기 위해 15일 전에 예약했지만 검사 당일 병원에서는 6인실이 꽉 찼다며 상급병실(5인실 이하) 입원을 권했고 A씨는 1박 2일 입원비로 40만원을 부담해야 했다. A씨는 "2주 전에 예약했는데도 불가능하다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6인실을 이용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A씨처럼 울며 겨자먹기로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상급병실을 이용하는 환자가 전체 상급병실 이용환자 10명 중 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윤석준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팀이 지난해 10~12월 병원급 이상 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 및 보호자 1만599명을 대상으로 상급병실료ㆍ선택진료비 실태조사를 한 결과, 입원 환자의 59.5%가 본인 의사와 관계 없이 상급병실을 이용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일반병실 비중은 평균 74.1%이었고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빅 5'로 통칭되는 5대 대형병원의 일반병상 비중은 58.9%에 불과했다. 연구팀이 추정한 환자들의 요구(82.2%)에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현행 규정상 병원은 5인실 이하 병실을 상급병실로 운영할 수 있는데 일반병실료와의 차액은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이렇게 환자 주머니에서 나간 상급병실료가 1조147억원에 이른다.

환자들이 상급병실을 이용한 이유는 ▦일반병실 부족이 52.7%로 가장 많았고 ▦치료상 필요(15.0%) ▦쾌적하고 고급스러워서(10.1%) 순이었다. 일반병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급병실 입원 환자들은 평균 3일 이상 기다려 일반병실로 이동했다. 상급병실을 거치지 않은 경우에 비하면 환자 1인당 47만~97만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추산했다.

또 이 조사에서 특정 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받는 선택진료 환자 10명 중 4명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비용이 추가되는 선택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발적으로 선택진료를 택한 경우는 59.1%였고 선택진료와 본인비용 부담에 대해 안내를 받은 경우는 36.6%로 대부분 안내조차 받지 못했다. 대부분 의료기관이 평균 재직의사의 73.7%(상급종합병원 79.2%ㆍ법정 한도 80%)를 선택진료 의사로 지정해 환자 입장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선택 아닌 필수 진료인 셈이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대상 환자의 66.2%가 선택진료를 받았으며 5대 대형병원은 76.2%로 더 높았다. 지난해 선택진료비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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