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창건 68주년을 맞은 북한 조선노동당 기념일에서도 인사를 통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부 통제 작업이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지휘관들과 함께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내용을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서 최근까지 인민군 중장(우리의 소장급) 계급장을 달았던 윤동현, 렴철성, 김수길이 소장(준장급)으로 강등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올해 김 제1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을 자주 수행한 군 인사들로 인민무력부 소속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8개월도 안돼 2계급이나 강등됐다. 그는 2월 말까지 상장(중장급) 자격으로 김 제1위원장을 수행했지만,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 당시 중장 계급장을 달고 나타난데 이어 다시 소장으로 직급이 낮아졌다.
렴철성은 2월 공개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김 제1위원장의 군부대 방문 때 자주 포착된 인물이다. 5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의 중국 방문 당시 동행했던 김수길은 2010년 중장으로 승진한지 3년 만에 다시 소장으로 떨어졌다.
김정은 체제 들어 군 고위급 장성들의 빈번한 이동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출범 2년도 안돼 총정치국을 제외한 인민군의 4대 요직인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작전국장이 4차례나 바뀌었다. 지난 8월 김격식에 이어 총참모장 임명설이 나돌던 리영길(대장) 역시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총참모장 직위가 공식 확인됐다. 대북 소식통은 "강등과 복권을 반복하며 군의 힘을 빼는 김정은 특유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당 창건일을 비교적 조촐하게 치렀다. 다만 노동신문이 지난해 2면에 실은 사설을 올해는 1면 전면을 할애해 배치한 사실에서 보듯,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 및 체제결속을 강조하고 당을 체제 운영의 중심에 놓겠다는 의지를 한층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올해 당 창건 기념일도 5,10년 단위의 정주년이 아닌 탓에 차분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김일성종합대학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하며 24일 만에 활동을 재개한 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당 창건일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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