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하에 복지 비용으로 논쟁이 뜨겁다. 신문들은 정부 내 불화설을 부각하며 국민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와중에 낮은 수가를 보상하는 비보험, 선택 진료비, 상급 병실료를 없애려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도 다시 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재난적 의료비를 빨리 줄이는 것은 맞다. 그러나 국민이 내던 것을 보험이 일부 부담하면서 이뤄지는 일률적 보상은 병원의 서비스를 붕어빵처럼 만든다. 비보험 부분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아 수출도 한다. 붕어빵이 아닌 다양한 서비스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게 된 부분을 없애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질 좋은 병원은 어떻게 가려 보상할까? 환자를 많이 보는 곳이 정말 질 좋은 병원일까?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국민은 자기 몸을 어느 병원에 맡겨야 할지 혼란스럽다.
병을 고치러 간 병원에서 오히려 병을 얻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국 통계는 어르신 네 분 중 한 분이 병원에서 각종 사고를 당하고, 의료관련 감염증으로 약 10만 명이 사망하며, 55%만이 증거가 확실한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우리 병원은 어떨까? 비슷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다시 말해 병원은 매우 위험한 곳이다. 반면 병원은 '위험한 환자'를 조심스럽게 잘 관리해 회복시켜 집으로 돌려보내는 곳이다. 따라서 반도체 공정처럼 진단, 치료과정을 정밀하게 관리한다. 일회용 옷을 입기도 하고 깨끗한 공기만을 쓰기도 하고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도 한다. 반도체 불합격률을 100만분의 1 이하로 줄이듯 정확한 진단과 완벽한 치료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병원은 여러 서비스가 연계된 '시스템의 결집체'이기 때문에 시설의 호사스러움, 고가의 검사나 시술이 전체 진료의 질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좋은 의료기관은 환자가 안전하고, 효과적 시술과 처방이 적시에 시행되어 합당한 치료를 제대로 받으며, 비용 대비 효과적이고, 환자 중심적이어야 한다(미국의학한림원). 다시 말해 진료비가 적게 들고 잘 치료해 사망률이 낮은 병원이 좋은 시스템의 병원이다. 우리나라는 병원별로 같은 질병에 사망률은 4배, 비용은 2배, 즉 8배의 차이를 보인다.
좋은 병원 시스템이 되도록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정보를 투명하게 공표해야 한다. 좋은 병원을 국민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결과가 좋은 근거 기반 진료에 적절한 보상을 차등적으로 해야 한다. 모든 병원이 따라갈 것이다. 셋째, 근거 기반 진료가 이루어지도록 의학 연구·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의학 연구에 인색하다. 마지막으로 장래의 의사들이 이를 따르도록 교육해야 한다. 근거 기반 진료를 가르치고 솔선수범하는 병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좋은 의사, 좋은 병원 시스템을 만든다. 붕어빵 교육의 결과로 나온 붕어빵 서비스는 국민을 식상하게 한다.
이종구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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