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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공화국,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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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공화국,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입력
2013.10.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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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계 빚이 1,000조에 육박한다고 한다. 가구당 평균 8,000만원의 부채를 떠안고 사는 사회, 빚으로 공부하고 빚을 내 일하고 빚으로 집을 산다. 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11일 밤 10시 방송하는 KBS 1TV 'KBS 파노라마'가 '가계부채 1000조, 빚 권하는 사회'라는 제목으로 우리 경제의 문제점을 진단한다.

국제 도시로 부상이 기대됐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지역인 서울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재개발 계획 발표 후 집값 인상에 대한 기대로 서둘러 빚을 냈다. 홍보물에 그려진 장밋빛 미래는 감언이설로 결론이 났다. 서울시는 빚더미에 오른 주민들에게 대출의 문턱을 낮춰주기로 했다. 그렇게 6년을 버틴 서부이촌동 주민의 가구당 평균 빚은 약 3억 6,000만원이다.

무리한 대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란 어렵지 않다. 최호상(가명)씨는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8년 57평짜리 새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 10년 전 장만한 집이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담보가 됐기에 더 큰 집을 사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2008년을 끝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 시행사가 부도를 맞아 최씨는 집을 경매에 빼앗기고 만져보지도 못한 돈을 부채로 떠안게 됐다.

경남 진주에서 동네 마트를 운영하던 임승용씨는 주변에 새롭게 들어선 대형 마트 때문에 매출이 급감하자 가맹점 마트를 선택했다. 사업 자금을 위해 창업 대출을 받았지만 대출금 상황을 제때 하지 못해 결국 마트 수입이 압류되고 17년간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빚을 내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현실에 임씨는 울분을 터트렸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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