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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문체부 2차관을 둘러싼 하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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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문체부 2차관을 둘러싼 하마평

입력
2013.10.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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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박종길 제2차관이 사임한지 꼭 한 달이 지났다.

박 전차관은 공문서 변조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10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체육계에서는 박 차관이 경기인 출신답게 마지막 처신을 깔끔하게 했다는 평가다.

그에 비례해 후임 차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문체부 2차관의 임무는 체육국, 미디어정책국, 종무국과 국민 소통실을 관장한다. 성격이 전혀 다른 3국 1실 매머드 업무다. 국민 소통실은 노무현 정부 때 국정홍보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의 대국민 홍보업무를 총괄한다. 문체부가 문화ㆍ체육ㆍ관광 '한 지붕 3가족'살림을 살다 보니 비대해진 탓이다.

자천타천 후임자들이 문체부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깜냥조차 안되는 인사가 버젓이 '후보명단'에 올라 있어 적이 놀랍다. 아니, 한때는 특정인이 내정됐다는 그럴 듯한 설까지 나돌아 체육계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으레 그렇듯 특정학교, 인맥의 검은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정권의 실세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함량 미달이라고 자체 판단하고 있어 발탁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인사 결정권자의 속마음을.

어떤 경로로, 누구의 입김으로 그가 후보군에 포함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최소한 부정입학과 연구비 횡령 의혹이 있는 이력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살펴봤더라면 체육계를 실소케하는 해프닝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새삼 지면을 통해 차관이란 자리의 높은 도덕성에 대해서 언급 하려는 게 아니다. 인사권자의 눈과 귀를 대신해서 천거하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을 따름이다.

지난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서 차관 낙마는 벌써 2명이다. 박 차관에 앞서 성접대 의혹에 휩싸인 김학의 법무차관이 짐을 쌌다. 청와대 인사검증에 구멍이 뚫렸다는 반증이다.

박 차관은 국가대표 출신 경기인으로 처음 차관직에 올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스토리도 있었고, 업무도 당초의 우려를 비웃듯 열정적으로 소화했다. 하지만 자신이 운영하던 사격장 명의이전 과정에서 공문서 변조의혹을 샀다.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과정에서 공문서를 위조했다고 광주광역시와 조직위원회를 검찰에 고발했던 문체부가 흙탕물을 뒤집어썼다는 분석도 있었다.

내부 승진이든, 외부 인사 영입이든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사람이 발탁돼야 하는 이유다. 장고(長考)끝에 청와대가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최형철 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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