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학생 유치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스터디 코리아'(Study Korea)가 바로 그것이다, 스터디 코리아는 2020년까지 외국유학생 2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필자는 이 정책이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외국유학 송출국가가 아니라, 유학생을 대거 유치하는 교육선진국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우선 동북아에서만 일본이 30만 명, 중국이 50만 명의 유학생 유치플랜을 실천하고 있다. 한국까지 합치면 동북아에서만 100만 명이나 된다. 여기에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가 유학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하여 여러 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 우선 국가 크기나 경제규모가 작다. 당연히 유학생 입장에서 보면 한국보다는 중국이나 일본을 선호하게 된다. 대학 수준도 글로벌 스탠더드로 본다면 미흡한 편이다. 불리한 조건을 지닌 한국이지만 유학생 유치는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이면서 그 의미도 작지 않다.
우선 한국교육의 국제화를 앞당길 수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글로벌 스쿨하우스 전략을 추진하기 전인 1998년 전까지 싱가포르 현지 대학들의 수준은 아주 낮았다. 그러나 이 정책을 통한 외국 대학과 유학생 유치는 싱가포르 대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유학생 유치는 국익창출도 가능하다. 우리의 경우 2012년 한 해에만 약 43억6,000만 달러를 유학과 연수비용으로 썼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유학생이 쓴 돈이 5,460만 달러이니 한 해 유학수지적자가 43억 달러가 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유학생 유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이미 선진 각국은 유학 산업을 수출의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하고 있지 않은가.
특히 유학생을 통해 소위 '지한인사'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은 무엇보다 큰 자산이다. 이들은 향후 세계 각국에서 한국의 첨병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아시아 지역에서 유학맹주가 될 수 있을까.
첫째, 대학시장의 개방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전략적인 외국대학 유치를 통해 현지에 가는 것보다 싼 비용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국내외 학생에게 제공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20년 외국교육기관유치와 유학생 20만 명을 달성할 경우 생산 유발 8조 5,150억원, 부가가치 유발 4조 3,570억원, 취업 유발 9만3,000여명, 고용 유발 7만5,000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단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우리도 교육개방에 대한 시각을 국익적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둘째, 유학생 유치에 있어서 국가나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필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갔을 때 석유고갈에 대비해 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놀랄만한 사실은 그들이 한국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양국 모두가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맞춤형 프로그램 속에는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인 정보통신(IT)분야, 자동차, 철강분야 등도 포함시키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
셋째, 공적원조로 추진되는 후발국 지원에 해당 국가의 교사들을 연수대상에 포함시켜 한국교육을 배우게 하고, 그들을 통하여 간접적인 유학생 유치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들이 한국교육제도의 우수성을 알게 되면 우리나라의 유학전도사 역할을 할 수 있다.
유학생 유치 선진국이 되려면 학교경영, 교육과정, 학사운영 등이 모두 선진적으로 변해야 가능한 일이다. 한국이 유학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한국교육이 세계일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스타디 코리아는 한국교육의 희망이자 미래다.
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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