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주희(36)씨는 이달 초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바람막이 재킷을 구매하기 위해 아웃도어 아동용 브랜드 매장을 서둘러 찾았다. 지난 해 아웃도어 재킷의 인기모델을 사주지 못했던 터라 올해는 더 빠르게 준비한 것이다. 이씨는 "인기 있는 브랜드 상품은 빠르게 품절된다"며 "학교에서도 서로 입고 있는 브랜드를 알아보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웃도어바람이 유·아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업체들은 10세미만 유·아동 전용 아웃도어브랜드를 속속 선보이고 백화점 등에 전용매장까지 설치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는 캠핑, 등산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아이와 함께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고 싶어하는 수요를 겨냥한 것. 또 최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도 야외활동 늘어나고 있는 추세와도 맞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성인용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는 제품도 많고 재킷가격이 20만~30만원으로 가격대도 높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등골브레이커가 중고교에서 초등학교로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프랑스 아웃도어브랜드 밀레는 지난달 말 7~11세를 대상으로 한 키즈전용 다운재킷 4종 등 총 10종을 출시하고 전국 120여개 밀레 매장에 입고시켰다. 유·아동용 제품을 선보인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자체 개발한 기능성 방풍소재 등을 사용한 제품들로 셔츠는 8만원대, 재킷가격은 20만원 후반대다.
블랙야크는 8월말 '블랙야크키즈'를 선보이고,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 1호점을 열었다. 출시 1개월간 목표대비 140%를 올릴 정도로 반응이 좋아 연말까지 매장을 115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블랙야크의 경우 성인과 아동용의 소재와 디자인을 갖게 제작했는데 티셔츠는 3만~12만원대, 재킷은 10만~30만원대다.
제로투세븐도 8월 4~12세를 겨냥한 어린이 전용 아웃도어 캐주얼 브랜드 '셰르반'을 출시하고 전국에 백화점을 중심으로 12개 매장을 내고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 미리 키즈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노스페이스, 코오롱 등도 어린이 전용 아웃도어 제품구색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아동의 경우 성장기에 있어 1,2년밖에 입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굳이 고가의 기능성 제품을 입혀야 하는 지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아동용 제품도 체격에 맞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절개하기 때문에 단순히 면적으로 가격을 산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다 보니 성인용이나 아동용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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