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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친 EU 옛 소련국에 경제 제재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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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친 EU 옛 소련국에 경제 제재 보복

입력
2013.10.0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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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을 구성하던 국가들의 제품 일부를 수입 금지해 수입 금지 당사국과 유럽연합(EU)의 반발을 사고 있다.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있던 국가들이 러시아의 품을 떠나 EU에 통합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자 러시아가 이를 막기 위해 경제 보복에 나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는 리투아니아의 모든 유제품을 7일(현지시간)부터 수입 금지했다. 러시아 소비자권리보호감독청은 리투아니아 유제품 등의 품질과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수입 금지 이유를 밝혔다.

리투아니아는 그러나 이번 조치가 다음달 말 열리는 EU의 동부 협력 프로그램 정상회의를 앞두고 러시아가 실력행사를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2002년 EU에 가입한 리투아니아가 올해 EU 순회 의장국 활동을 하면서 러시아의 입장은 무시하고 철저히 EU를 대변하며 동부 협력 프로그램을 주도하자 발생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동부 협력 프로그램은 EU의 동부 지역에 위치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벨라루스 등 과거 소련권 6개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EU의 경제 계획이다.

FT는 "리투아니아는 이번 동부 협력 프로그램 정상회의에서 EU와 우크라이나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기 충분한 일"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리투아니아가 수출하는 유제품의 85%가 러시아에 공급된다"며 "리투아니아도 러시아를 오가는 모든 교통편의 차단을 고려하는 등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는 7일 러시아의 리투아니아 유제품 수입 금지 조치가 정치적 이유에서 비롯됐다며 원상 복귀를 요구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의 조치는 보건이 아니라 정치적인 동기에서 이뤄졌다고 지적하고 EU는 리투아니아 유제품의 안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EU 가입 및 EU와의 FTA 체결을 희망하는 우크라이나는 이미 러시아로부터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 동부 협력 프로그램 대상국 가운데 EU와의 경제 협력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는 우크라이나는 7월 말 러시아로부터 제과 품목 수입 금지 조치를 통보받았다. 우크라이나 제과는 러시아 제과시장의 12%를 점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부터 몰도바 산 와인도 수입 금지했다.

로이터통신은 "소련의 핵심국가 중 하나였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주도의 경제 체제에서 벗어나 EU 경제권에 흡수되면 러시아가 큰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다"면서 "러시아가 더욱 견디지 못할 일은 주변국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을 잃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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