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을 만나고 싶다."
'킬빌'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의 악동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여를 위해 8일 한국을 급히 찾았다. 9일 부산영화제 관계자는 "마카오에 머물던 타란티노가 최근 갑자기 부산영화제 방문 의사를 전해와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타란티노는 8일 서울을 거쳐 9일 부산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영화제 상영작이 없는 타란티노는 공식 초청 손님 명단에 올라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부산영화제 사상 가장 귀한 손님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1994년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펄프 픽션'의 개봉에 맞춰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다. 19년 만의 방한이 낮도깨비처럼 이뤄진 셈이다.
영화제 관계자에 따르면 타란티노 감독은 "부산영화제에 상영 중인 영화들을 무척이나 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만나고 싶던 봉 감독도 보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부산을 떠나려 했던 봉 감독은 급히 일정을 바꿔 11일 오후 5시 타란티노 감독과 함께 공개 대화 행사(장소 미정)를 가질 예정이다.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제가 제공하는 차량이나 안내요원 등 여러 편의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 관계자의 눈을 피해 자유롭게 부산 이곳 저곳을 다니며 마음껏 영화를 보고 싶다는 의사의 반영이다. 전통적 형식을 거부해온 그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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