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백 대마가 별 피해 없이 깔끔하게 살아서 흑이 덤내기가 부담스러워 보인다. 김누리가 우변에 1로 붙여 가볍게 응수타진을 한 다음 상변을 3, 5로 젖혀 이었다. 현재 반상에 남아 있는 가장 큰 곳으로 잠시 후 실전진행에서 나오듯이 다음에 19로 껴붙이는 끝내기가 보장돼 있다.
그렇다고 지금 백이 그곳을 후수로 지킬 수는 없다. 그보다는 우하귀 흑 한 점을 A로 끊어 잡는 게 훨씬 더 크다. 하지만 홍민표는 이도 저도 아니고 14로 공배 비슷한 곳을 뒀다.
윤현석 9단에게 "저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홍민표가 이미 실리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중앙 부근을 최대한 두텁게 처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22, 24도 마찬가지. 백 한 점이 잡혀서 부분적으로는 약간 손해지만 대신 28, 30을 둘 수 있어서 중앙에서 흑보다 백이 더 발언권이 세졌다.
이후 처럼 피차 거의 필연적인 끝내기 수순이 이어졌다. 이제는 흑이 아무리 끝내기를 잘 해 봤자 반면 승부 정도, 도저히 덤 6집반을 낼 수 없다. 김누리가 조금 더 버텨 보다 결국 돌을 거뒀다. 218수 끝, 백 불계승. 올 초 해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홍민표가 무난히 명인전 8강에 합류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