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루니' 정대세(29ㆍ수원 삼성)가 '슈퍼 매치'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정대세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37분 추가골을 터트렸다. 정대세의 골에 힘입어 수원은 서울과의 '슈퍼 매치'에서 2-0 완승을 거두고 선두권 도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수원은 13승8무9패(승점 50)를 기록, 4위 서울(승점 51)을 승점 1차로 바짝 추격했다. 서울은 이날 패배로 최근 13경기 연속 무패(9승4무)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3만6,476명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상대를 몰아 붙였다. 지난달 경찰 축구단에서 제대한 염기훈과 산토스를 앞세워 서울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수원은 후반 13분만에 산토스의 발리 슈팅으로 균형을 깨뜨렸다. 산토스는 염기훈의 왼쪽 코너킥이 민상기의 머리를 맞고 뒤로 흐르자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서울의 골 네트를 흔들었다.
분위기를 탄 수원은 후반 16분 정대세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대세는 발등부상으로 약 3개월 가량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다가 지난달 29일 전북과의 경기부터 복귀했다.
지난 5일 포항전에서 혼자서 2골을 터트리는 등 정대세의 골 감각은 물이 올라 있었다. 정대세는 후반 37분 염기훈이 왼쪽 측면에서 내준 패스를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오른쪽 골문을 향해 감아차기 슛을 때렸다. 정대세의 발을 떠난 볼은 상대 골키퍼 김용대의 손을 지나 오른쪽 골문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올 시즌 9호골이자 두 경기 연속골이었다.
정대세는 골을 넣은 뒤 수원 서포터즈를 향해 사죄의 큰 절을 올렸다. 지난 4월14일 서울과의 슈퍼매치(1-1 무)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한 것을 사죄하는 의미의 세리머니였다. 정대세는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두 손을 높이 들고 팀 동료들과 함께 포효했다. 정대세는 경기 후 "골을 넣으면 반드시 팬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라이벌)서울과의 경기라 꼭 승리하고 싶었는데 골까지 넣어 기쁘다"고 말했다.
전주에서는 전북이 후반 41분 터진 케빈의 결승골로 울산을 1-0으로 꺾었다. 포항과 부산은 득점 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제주는 강원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대전에서는 경남이 대전을 1-0으로 제압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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