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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교회 신축에 수백억원 물리고 PF사업 묻지마 대출로 부실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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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교회 신축에 수백억원 물리고 PF사업 묻지마 대출로 부실 키워

입력
2013.10.0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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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과 수협은행에서 올해에만 1조원 가까운 부실이 추가로 발생했다. 대부분 사업타당성이나 기업건전성에 대한 치밀한 검토 없이 대형교회 신축에 수백억원을 빌려줬다 떼이거나 부실기업에 대규모 대출을 해주다 발생했다.

농·수협중앙회와 금융감독원이 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농·수협은행의 부실채권은 6월 말 3조9,12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269억원(31.1%) 급증했다. 농협은행의 부실채권은 3조4,860억원으로 8,564억원(32.6%)이나 늘었고, 수협은행의 부실채권도 4,260억원으로 705억원(19.8%) 증가했다.

농협은행의 주요 부실 원인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대한 '묻지마 대출'이다. 농협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7월 말 현재 2조8,313억원인데, 이중 절반에 가까운 1조2,462억원(44.0%)이 고정이하 여신으로,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 여신 합계(1조1,630억원)보다 많다. 시중은행의 틈바구니에서 대기업 고객을 확보하려고 STX 등 부실 재벌그룹에 대한 대출을 무리하게 늘린 것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수협은행은 심각한 경영 부실로 2001년 1조1,581억원이 투입되고, 예금보험공사와 경영개선 이행약정까지 맺었는데도 부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부실채권 비율 1위의 불명예를 계속 이어가며 최근 3년간 금감원이 정하는 부실채권 목표비율을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호화 교회'로 구설에 올랐던 경기 판교신도시 충성교회 신축에 280억원의 대출을 쏟아 부었다가 떼이게 된 것이 대표적 부실대출 사례로 꼽힌다. 건축 과정에서 차입이 지나쳐 경매에 나온 이 교회는 종교건물 감정평가 사상 최고액인 526억원이 매겨졌으나 유찰돼 결국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수협은행은 2001년부터 다른 은행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교회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 '틈새시장'을 개발했지만, 최근 여러 교회들이 과도하게 빚을 내 건물을 신축하다 경매에 내몰리는 일이 속출하며 부실화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이 의원은 "농·수협은행은 대출을 취급할 때 사업타당성 검토를 제대로 했는지, 여신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두 은행의 여신심사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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