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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0월 9일] 고용 통계가 불신받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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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0월 9일] 고용 통계가 불신받지 않으려면

입력
2013.10.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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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이후 우리나라의 고용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정부가 국정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고용률과는 다른 개념)은 60%로 전년 동월대비 0.3% 포인트 상승하였고, 취업자는 2개월 연속하여 지난해 동월대비 30만 명 이상 늘었다.

특히 8월은 취업자 증가폭이 1년여 만에 40만 명을 넘어섰다. 공공부문 일자리 증가에 기인한 것도 있지만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1만 9,000명이 늘었으나 실업률은 3%로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들은 정부가 고용률, 실업률 등을 활용하여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을 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고용상황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의 하나인 실업률의 경우 2008년 말 리만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 1월 5%로 가장 높았고, 지난해 10월 2.8%로 가장 낮았다. 변동 폭이 최대 2.2% 포인트 이고 실업자 수로는 금년 8월 기준으로 60만명 정도이다.

우리는 1주일에 1시간만 일하면 취업자로 보고 4주 동안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여야 실업자로 간주하는 취업자 및 실업자 정의 때문에 실업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실업자에 대한 정의가 유사한 미국의 경우 실업률 통계가 다른 보완적인 지표와 함께 고용상황을 상당부분 알려주고 있어 전 세계가 매달 미국 노동성이 발표하는 실업률 수치에 주목한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실업률이 가장 높았던 때가 2009년 10월 10%, 가장 낮았던 달은 2007년 3월 4.4%로 변동 폭이 최대 5.6% 포인트였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고용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의하나는 과도한 대학 진학이 유발한 측면이 있는 청년층의 취업난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현재 실업자는 78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9,000명 늘었는데, 지난해에는 4월에 있었던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이 7월에 실시되면서 20ㆍ30대를 중심으로 실업자수 증가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하고 있다.

리만 브러더스 사태이후 실업률이 가장 낮았던 지난해 10월 전체 비경제활동인구는 1,594만 명으로 실업률이 최고였던 2010년 1월의 1,631만 명보다 35만 명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고용상황이 좋아진 것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정규학교 재학, 입시학원 수강, 기관이나 학원에서의 수강여부와 관계없이 진학이나 취업준비를 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2010년 1월 475만 명에서 지난해 10월 497만 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57만 6,000명이다.

고졸 취업 활성화 등으로 청년층 고용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져야 과도한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가 줄어 고용통계에 대한 불신도 상당부문 해소될 것이다.

청년층 취업난은 과도한 대학 진학과 이로 인한 노동시장에서의 숙련 수급 불균형 문제에 근본 원인이 있기 때문에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해결될 수는 없다. 대학을 나온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면 오히려 청년실업이 악화할 수 있는 이유다. 일단 대학을 나와야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탓에 대학에 더 가려고 할 것이고, 청년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는 악화될 것이다. 과거 많은 나라에서 경제발전 초기 단계에서 농촌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 도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는 바람에 농촌에서 도시로 더욱 많은 인구가 밀려들어 오히려 도시 일자리 및 빈민문제가 악화되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여도 노동시장에서 차별받지 않고 적정한 처우를 받으며 경력 축적이나 학습을 통해 더 좋은 자리로 이동할 수 있는 열린 노동시장이 구축돼야 한다. 그래야만 도를 넘어선 대학진학 열기가 진정되고, 결과적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고, 고용통계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ㆍ한성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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