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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테러 작전, 알샤바브 기만 살려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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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테러 작전, 알샤바브 기만 살려준 꼴"

입력
2013.10.0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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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미군의 소말리아 바라웨 급습 작전이 실패한 이유는 테러조직 알샤바브 지휘관 이크리마(본명 무함마드 압둘카디르) 생포 임무를 달성하기 어렵겠다는 현장 지휘관의 판단 때문이었다고 CNN방송이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비가 삼엄한 해변 별장에서 이크리마를 사로잡기 위해 무인폭격기(드론) 대신 해군특전단(네이비실)이 투입됐으며, 작전 과정에서 알샤바브 대원들과 총격전이 일어나고 별장에서 어린이들이 발견되자 지휘관이 철수 명령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조지 리틀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알샤바브에 격퇴 당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교전이 발생하고 민간인 피해를 피하려는 상황에서 네이비실 대원들이 철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크리마는 현장에 있다가 달아났고, 함께 있던 알샤바브 대원 2명은 교전 중 사망했다. 네이비실 대원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말리아 출신으로 케냐 국적인 이크리마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테러조직 알샤바브의 핵심 전략가다.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폭탄테러, 2002년 케냐 뭄바사에서 자행된 이스라엘 여객기 미사일 공격에 관여했고, 올해 4월에는 케냐 만데라공항 테러를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난달 알샤바브가 주도한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에 관여했는지에 대해선 보도가 엇갈린다. 한 미국 관리는 뉴욕타임스에 "이크리마가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서방국가를 표적으로 비슷한 테러를 획책할 수 있어 제거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알샤바브 퇴치를 위해 미국과 공조해온 소말리아 정부는 바라웨 작전을 환영했다. 오마르 오스만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작전이 우리 군의 사기를 크게 진작시켰고, 알샤바브에게 숨을 곳은 없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시사 주간 타임은 그러나 소말리아 정부 안에서 "작전 실패로 알샤바브의 기만 살려줬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내부 분열로 세를 잃어가고 있던 알샤바브가 조직을 추스를 호기를 잡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알샤바브 대변인은 "별장에 있던 평범한 전사들이 용감한 반격으로 미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오마르 자말 유엔 주재 소말리아 대표부 수석비서는 "기습 실패로 인해 사기가 오른 알샤바브가 더욱 대담하게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지 싱크탱크 헤리티지인스티튜트의 압디 아인트 국장도 "세계 제일의 슈퍼파워 미국, 게다가 빈 라덴을 사살했던 네이비실을 물리쳤다는 점에서 알샤바브에게는 금상첨화"라고 논평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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