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탄생의 열쇠가 돼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Higgs)'의 존재를 49년 전에 처음 예견한 팔순의 물리학자 2명이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 "1964년 힉스 입자의 존재를 각각 예상한 공로를 인정해 벨기에의 프랑수아 앙글레르(81) 브뤼셀 자유대 명예교수와 영국의 피터 힉스(84) 에든버러대 명예교수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십 년 동안 가설로만 존재해온 힉스는 지난해 7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국제공동 연구팀이 실험으로 존재를 공식 확인했다. 현대 입자물리학의 근간인 '표준모형'에 따르면 자연계에는 4가지 힘이 존재하는데, 이들만으로는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소립자가 왜 지금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지를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이 한계를 해결한 게 바로 힉스 입자다. 앙글레르와 힉스 명예교수의 이론과 그 뒤 이어진 수많은 물리학 연구에 따르면, 힉스는 137억년 전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모든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한 뒤 곧바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CERN의 힉스 발견 발표 당시 국제공동 연구팀의 한국대표였던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두 교수가 연로해 올해도 놓치면 어쩌나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수상이 확정돼 다행"이라며 "힉스의 존재는 현대물리학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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