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합의10부(부장 권기훈)는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를 통해 만난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졸업생 이모(33)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 법정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서울대 학부를 졸업한 후 서울의 한 사립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었으며 치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던 피해자 A(20)씨가 '친구를 찾는다'며 올린 스누라이프 글을 보고 연락해 2011년 11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점에서 만났다. 이후 이씨는 "손도 건드리지 않겠다"며 A씨를 모텔에 억지로 데리고 간 다음 강제로 두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A씨는 이씨가 샤워하는 사이 이씨의 휴대폰을 가지고 도망쳤고 이씨는 A씨를 절도 혐의로 신고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성폭행 사실을 진술해 이씨를 고소했고 이후 이씨는 A씨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20여 건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혐의가 추가됐다.
1심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모텔까지 간 점으로 미뤄 A씨가 성관계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며 성관계 후 상당시간 함께 잠을 잔 점 등을 근거로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씨는 이씨를 만나 모텔로 가게 된 경위를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반면 이씨는 그렇지 않다"며 "A씨가 이씨의 신분 확인을 위해 휴대폰을 가지고 나온 경위 등을 볼 때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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