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대호(31)가 2013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릭스는 8일 라쿠텐과의 원정 경기를 포함해 앞으로 3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이대호는 원정길에 오르지 않았다. 구단은 퍼시픽리그 5위가 확정된 상황에서 이대호를 무리하게 등판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대호는 이로써 141경기에서 타율 3할3리, 158안타, 24홈런, 91타점의 성적으로 일본 두 번째 시즌을 마무리 했다.
지난해 성적 모두 경신
이대호는 일본 진출 첫 해인 지난해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6리, 150안타,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팀은 꼴찌에 머물렀지만 리그 타점왕에 오르는 등 4번 타자로 제 몫을 다했다. 이승엽(삼성)도 일본 데뷔 첫 해에는 이대호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한국과 전혀 다른 스트라이크 존, 일본 특유의 현미경 야구에 적응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대호는 루키 시즌부터 팀의 4번 타자로 완벽히 적응했다. 그리고 일본 진출 2년째가 된 올해에는 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7일까지 타율과 홈런, 타점은 팀 내 부동의 1위. 비교 대상을 리그 전체로 확장해도 퍼시픽리그 타격 9위, 홈런 6위, 타점 5위, 장타율 7위(0.493), 득점권 타율은 9위(0.323)다.
일본 팬들도 열성적인 성원을 보냈다. 이대호는 올 시즌 올스타 팬 투표에서 리그 1루수 부문 1위를 차지해 임창용(시카고 컵스ㆍ당시 야쿠르트), 김태균(한화ㆍ당시 지바 롯데)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별들의 무대를 밟았다. 감독 추천이 아닌 순수 팬 투표로만 이뤄낸 결과다.
남을까 떠날까
이대호는 2011년 말 계약금을 포함해 2년간 7억엔을 받는 조건으로 오릭스와 계약했다. 연봉은 2억5,000만엔.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현재 소속팀 오릭스는 이대호를 잡기 위해 필사적이다. 본사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시즌 우승을 위해서라도 이대호를 반드시 붙잡겠다는 태도다. 일본 언론은 "오릭스가 최대 3년간 10억엔 정도를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일본 내 다른 구단, 메이저리그 몇몇 구단들이 검증된 4번 타자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최근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아시아 담당자가 이대호와 접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설립한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신시내티)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