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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에서 밀양까지 끊이지 않는 국책사업 갈등] 천성산 도롱뇽 소송이 변환점… "어느 선까지" 엔 큰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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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에서 밀양까지 끊이지 않는 국책사업 갈등] 천성산 도롱뇽 소송이 변환점… "어느 선까지" 엔 큰 시각차

입력
2013.10.0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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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 갈등이 반드시 지역주민들의 생존권이나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비롯되는 것만은 아니다. 최근엔 환경이 국책사업추진에 가장 큰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 논란에서도, 밀양 송전탑 건설갈등에서도, 국책사업의 환경파괴 가능성은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 동강댐 건설이 환경파괴논란으로 백지화된 예도 있긴 하지만, 대형 국책사업이 환경의 벽에 부딪혔던 가장 극적인 사례는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였다.

2002년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 구간인 금정산∼천성산(26.3㎞) 터널구간 공사에 대해 지율 스님이 목숨을 건 단식농성까지 벌이며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이 반대했던 이유는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였다. 환경단체측은 정부가 공사를 계획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엉터리로 진행했고, 그대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천성산이 파괴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도롱뇽 소송으로 이어졌다. 환경단체는 당시 천성산 내 22개의 늪과 12개의 계곡에는 멸종위기종인 고리치레 도롱뇽이 대규모 서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터널 굴착 및 고속열차 통과로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긴 공방 끝에 법원이 도롱뇽 소송을 기각, 천성산 터널은 뚫렸지만 국책사업추진과정에서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중대 변환점이 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환경변수를 어느 선까지 고려해야 하느냐를 놓고는 여전히 첨예하게 시각이 엇갈린다. 예컨대 천성산 터널공사만 하더라도 환경공방 때문에 공사가 2년 가까이 중단됐고 결국 동대구에서 부산까지 이르는 고속철 구간은 2010년11월에야 개통됐다. 당시 사정에 밝은 한 정부관계자는 "천성산이 환경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국가의 기간교통망 개통을 2년 넘게 늦추고 그럼으로써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국민들이 누릴 수송편의를 연기시킬 만큼 가치 있었던 것인지는 솔직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책사업갈등을 최소화하려면 추진주체와 환경론자 간의 충분한 토론, 이를 통해 환경과 효율, 비용에 대한 공감대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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