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정부가 테러리스트로 의심 받는 자국민이 미군 특수부대에 전격 체포된 것과 관련해 미국에 해명을 요구했다. 미군이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에 있는 미 대사관에서 폭탄테러를 일으켜 220명 이상을 숨지게 한 알카에다의 핵심 인물 아부 아나스 알 리비를 5일 새벽 수도 트리폴리에서 체포한 것을 해명하라는 것이다.
리비아 정부는 7일 성명을 내고 미군의 작전을 '자국민 납치'로 규정한 뒤 "미국과 이 문제와 관해 접촉하고 있으며 상황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면서 "이번 사건이 양국의 전략적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알 리비는 미 해군 함정에서 심문을 받은 뒤 뉴욕으로 보내져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알리 제이단 리비아 총리는 "리비아인은 우리 사법당국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그의 압송을 반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리비아 정부는 "이번 작전은 미국의 단독 군사행동이며 리비아 정부는 이를 허가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분노한 리비아 국민은 자국민 보호에 실패한 정부를 강력히 성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외신들은 리비아 의회도 "만약 총리가 작전에 연관돼 있다면 그를 사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 리비 체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적절하고 합법적인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인도네시아 발리에 머물고 있는 케리 장관은 이날 "알 리비는 알카에다의 핵심 인물로 미군에게는 합법적이고 적절한 목표 대상"이라면서 "그는 테러 행위를 저질렀고 합법적 절차에 따라 적절하게 기소됐다"고 반박했다. 케리 장관은 작전 사실을 리비아 정부에 미리 알렸느냐는 질문에 "이런 종류의 작전과 관련해 외국 정부와 나눈 구체적 교신은 다루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