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만 체구의 한국계 수영 선수가 이언 소프 등을 배출한 세계적 수영 강국 호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7일 호주 수영계 등에 따르면 동포 2세인 이민혁(12ㆍ영어 이름 저스틴 리ㆍ사진)군은 지난달 8~14일 열린 호주 전국학생수영선수권대회에서 8관왕을 거머쥐었다. 12세 부문 접영 50mㆍ100m, 평영 50mㆍ100m, 계영 200m, 혼계영 200m 등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개인혼영 200m에선 은메달을 땄다. 특히 이군이 자유형 100m에서 세운 대회신기록 58초14는 호주 수영 영웅 이언 소프가 같은 대회에서 우승할 당시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호주 수영계도 한국계 2세가 거둔 성적에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호주학교체육연맹 관계자는 "키가 159㎝에 불과한 이군이 자기보다 20㎝나 큰 월등한 체격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남다른 순발력과 강한 승부욕을 겸비한 이군이 체계적 훈련을 받을 경우 세계 수영계에 이름을 남길 만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군의 부친 이철웅씨는 천식 치료에 수영이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네 살 때부터 아들에게 수영을 시켰다. 이후 한인 수영코치 제임스 리씨가 운영하는 클럽에서 한국식으로 개인훈련을 받으면서 이군의 실력이 급성장했다고 한다.
시드니 그래머 스쿨 6학년에 재학 중인 이군은 내년 스포츠 명문 사립학교인 녹스 그래머 스쿨(중ㆍ고교 과정)에 전액 장학생으로 진학할 예정이다. 이철웅씨는 "호주 백인 경쟁자들에 비해 왜소한 민혁이가 탁월한 기량으로 여러 종목에서 우승을 하면서 다른 한인 선수들에게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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