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7일 캐나다, 멕시코, 페루 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국들과 잇달아 양자 회담을 갖고 자유무역협정(FTA) 진전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우리 정부가 TPP 참여를 유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선 이들 국가들과의 개별적 FTA 협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발리의 소피텔 호텔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양자회담을 갖고 한-캐나다 FTA 협상을 올해 안에 타결하기 위해 노력하자는데 공감했다. 한-캐나다 FTA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실무협상을 해왔지만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양 정상은 현재 국장급으로 진행돼온 FTA 협상 대표의 위상을 차관보급으로 격상하기로 하는 등 협상의 질을 높이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중남미 국가로는 처음 멕시코와 페루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FTA를 비롯한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 세 국가는 미국이 주도하는 TPP 협상 참가국들로서 우리 정부가 이들 국가와 FTA 체결에 속도를 내는 것은 TPP 체결에 대비하는 성격이 강하다. TPP는 미국, 일본, 캐나다,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칠레, 페루 등 아태지역 12개국이 진행 중인 다자 자유무역협정이다. 우리나라가 제외된 상태에서 TPP가 체결될 경우 역내 무역에서 우리나라의 주도권이나 영향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농산물 개방 압력에 따른 국내 여론 악화에다 또 다른 역내 다자 무역협상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모색하는 중국과의 관계 등으로 TPP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해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TPP 참여국과 우선 FTA를 추진하면서 나중에 TPP에 가입하게 되더라 충격이 작고 비용도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리=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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