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브랜드들의 9월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만년 1등이던 BMW가 3등으로 밀리는 '이변'이 나타났습니다. 1등에는 2,457대를 판 폴크스바겐이 올랐고, 메르세데스-벤츠(2,430대)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랭크됐습니다. BMW의 성적은 그보다 한참 밑인 1,916대로 나타났습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8월 벤츠를 제치고 2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한달 만에 1위까지 등극했으니, 잔뜩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대체 수입차 시장에 무슨 지각변동이라도 생긴 걸까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호들갑 떨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BMW의 추락에는 '착시'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지요.
이유는 신차였습니다. BMW는 지난달 말 5시리즈 신차를 출시했는데요. 실제 기존 5시리즈 모델은 이미 8월에 동이 났고, 9월엔 신모델이 나오지 않아 팔 차가 없었던 것입니다. 판매량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일이었죠.
BMW측은 신모델에 대해 사전예약만 받았는데 그 대수가 이미 1,500대에 달한다고 합니다. 아마 한달 후면 '수입차 왕'은 누가 뭐래도 BMW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될 것이라고 BMW측은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 역시 물러설 기세가 아닙니다. 비록 BMW의 신차출시 때문에 '반짝 1위'이긴 하지만, 수입차 베스트셀러 톱10에 골프, 티구안, 파사트 등 무려 4종의 모델을 올려놓고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폴크스바겐은 지난달까지 1만8,511대를 팔았는데, 이는 작년 한해 판매실적(1만8,395대)을 넘는 서는 것이고, 작년 같은 기간(1만2,616대)에 비교하면 무려 47%나 성장한 것입니다. 바로 BMW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상승세 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BMW와 폴크스바겐, 두 독일차 가운데 과연 누가 웃게 될까요.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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