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경일인 6일(현지시간) 곳곳에서 반군부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이날 하루 최소 50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이집트 보건부 고위 관계자는 "카이로에서 최소 45명이 숨졌고, 남부지역에서도 5명이 사망했다"며 "사망자 대부분이 총알과 사냥용 산탄에 의해 숨졌고, 이집트 전역에서 26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군부와 반군부 시위대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8월 14일 이후 하루 사망자 규모로는 이날이 가장 컸다.
카이로 민주화의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지난 7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이날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하면서 충돌이 촉발됐다. 이곳에는 이미 제4차 중동전(10월 6일 전쟁) 승리 40주년을 축하하고 무르시에 반대하는 수천 명이 모여 있었다. 이집트 군경은 무르시 지지 시위대가 타흐리르 광장 방향으로 행진하자 총과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고, 무르시 지지 시위대는 무르시 반대파와 투석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집트 치안 당국은 시위대 423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양측 간 충돌은 카이로뿐만 아니라 기자 주와 알렉산드리아, 베니수에프, 민야 등 이집트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무르시 지지 세력은 많은 인명 피해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이집트 전역의 대학생 및 학생들에게 "이집트 군부의 계속되는 '학살'에 대해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무르시 지지파가 반군부 시위를 계속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의 군부를 이집트 군대가 갖고 있는 국민적 지지와 분리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집트 군대는 전 국민의 94%가 지지할 정도로 국민적 신뢰가 높다. 카이로 대학의 하산 나파 교수는 "반군부 시위대는 현재의 이집트 군대가 모든 이집트인의 군대가 아닌 군부 몇 명만의 군대라는 점을 계속적으로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