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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맞춤법도 오류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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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맞춤법도 오류투성이

입력
2013.10.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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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혔다', '원할하게', '송환하던가', '세자비', '이토 이로부미'….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나온 틀린 표현들이다. '높였다', '원활하게', '송환하든가', '세자빈', '이토 히로부미'가 맞다. 400쪽에 달하는 이 교과서에서 오탈자, 띄어쓰기, 비문, 외래어 표기 등 한글을 잘못 쓴 곳이 1,000여 군데에 달한다는 분석이 7일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도종환 민주당 의원실이 전ㆍ현직 교열기자들이 모여 만든 교열전문회사 가갸소랑에 의뢰해 살펴본 결과다.

'낚싯바늘'을 '낚시바늘'로, '치르다'를 '치루다'로, '활을 쏘아 댈 수'를 '화살을 쏘아 댈 수'로 쓰는 등 기본 맞춤법을 틀리게 쓴 사례부터 '독도가 조선의(에) 부속되어', '저의(희) 것으로', '법(벌)을 주다' 등 오자를 낸 것까지 다양했다. 도 의원실은 이렇듯 반복적으로 틀린 오ㆍ탈자 유형이 80여 가지에 이른다고 밝혔다.

외래어 표기에도 원칙이 없었다. 같은 쪽에서 '북경'(한자음)과 '베이징'(현지어), '흑룡강'과 '헤이룽장', '요동'과 '랴오둥'을 섞어 써 학생들이 마치 다른 지명처럼 헷갈릴 우려가 있었다. '티베트'를 '티벳'으로, '오쓰키 겐타쿠'를 '오오쯔키 겐타쿠'로 쓰는 등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거나, '시어도어 루스벨트'로 써야 할 것을 일본식 발음인 '테오도르 루스벨트'로 적기도 했다.

비문도 200여 군데였다. "세계는 급변하게 변하고"(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곡식을 술로 만들어서"(곡식으로 술을 만들어서), "토지에서 해마다 많은 곡식이 쌓였다"(토지에서 해마다 많은 곡식이 수확됐다)가 대표적이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임정 승인과 국내에서 건국 준비 중인 활동의 구체적으로 열거할 수 있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통해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 비판적이었다", "곧장 대학을 나온" 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들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주술관계를 무시하고 "그는 이 화쟁을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기본적인 원칙 위에서 주장하여, 성인만이 아니라 악인도 성불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로 쓰기도 했다.

가갸소랑은 "비문, 띄어쓰기, 문장부호 등 수정할 데가 1,000여곳"이라며 "국사는 둘째 치고 국어가 안돼 교육용으로는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도 의원은 "교과서를 검정할 때 띄어쓰기, 맞춤법, 비문 등에 대한 채점표상 점수는 100점 만점에 12점이나 된다"며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수준의 검정을 했는지 검증하기 위해 채점표가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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