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세계 7대 자원부국으로 알려진 몽골의 게르(원통형 벽과 둥근 지붕으로 된 몽골족의 이동식 집)촌 정비사업에 지역 건설업체 참여를 추진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도는 몽골시장 개척을 위한 20명의 방문단(단장 이재춘 건설도시방재국장)을 몽골 현지에 파견, '경북도-UB도시개발분야 교류협력 발전방안'이란 주제로 한∙몽 공동포럼을 열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을 통한 지역 건설업체의 몽골 진출을 제안했다.
4일 오후 몽골 현지에서 열린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는 경북도 공무원과 건설 관계자, 교수, 언론인 등 과 주 몽골대사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교민 등이, 몽골측은 울란바타르 시 바트울 시장과 공무원, 게르촌정비단장, 주민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춘 국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장기 저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을 통한 울란바타르 시 외곽 게르촌 정비사업에 도내 건설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제안을 했고, 오치르바트 부시장은 "긍정적 검토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경북도가 제시한 EDCF 자금의 규모와 지원조건은 9,300만달러를 연리 0.1%로 40년간 빌려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도는 이 자금으로 공공관리 형태의 지상5층짜리 임대아파트 1,200가구를 지어 도시 빈민가 게르촌 주민 5,000명 이상을 한꺼번에 이주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게르촌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소규모 친환경 생활하수처리사업과 태양광 발전시설, 지하수 개발 등에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바트울 시장도 3일 오후 가진 경북도 방문단과의 간담회장에서 경북도가 지원하는 EDCF자금으로 추진하는 게르촌 정비사업에 경북지역 건설업체 참여가 허용돼야 한다는 데도 동의했다. 바트울 시장은 "구체적인 사업추진에 앞서 김관용 지사와 만나 협의절차를 밟겠다"취지의 뜻도 밝혔다.
하지만 EDCF자금의 지원 권한은 경북도가 아닌 국가에 있는 만큼 도와 중앙정부간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과 함께 이번 사업의 성공가능성과 타당성 등을 정부에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EDCF 차관 지원을 통한 게르촌 정비사업에 대한 일각의 중복지원 논란에 대해서는 "지역 건설업체의 몽골 진출을 위한 아이디어 중의 하나로 정식으로 보고되거나 실제 추진단계는 아니다"며 "게르촌 정비사업 등이 확정되면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란바타르=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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