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까지 이어지는 일주일의 중국 국경절 황금 연휴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입장료 횡포와 바가지 요금으로 관광객 불만이 쏟아졌다. 잿빛 독성 스모그가 이어지며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관광객도 잇따랐다.
중국 CCTV와 경화시보(京華時報)는 국경절 연휴를 맞아 전국 1,400여개의 관광지(풍경구ㆍ 風景區)가 입장료 인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은 곳이 많았다고 6일 보도했다. 오히려 일부 풍경구는 관할 행정지역이나 관리 기관마다 따로 입장료를 받아 관광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장시(江西)성 루산(廬山)풍경구는 관광지를 모두 둘러보기 위해 입장료와 케이블카 비용 등을 합쳐 무려 1,792위안(약 31만5,000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불교의 성지 중 하나인 루산에는 40여개의 사찰과 사원, 명승지가 있다. 그러나 풍경구 입구에서 180위안(약 3만1,5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도 폭포나 절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표를 구입해야 했다. 황산(黃山)에선 풍경구 관리위원회가 컵 라면 판매를 금지해 물의를 빚었다. 관광객은 평소10위안(약 1,75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을 법한 도시락을 45위안(약 8,000원)이나 주고 사 먹어야 했다.
수도 베이징(北京)을 찾은 관광객은 연일 잿빛 독성 스모그가 이어지며 호흡기 질환을 겪었다. 4일 오후 시작된 스모그는 pm2.5(직경 2.5㎛ 이상의 미세먼지) 농도가 한 때 ㎥당 400㎍을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6일 오전 베이징시는 아파트 앞 동이 안 보일 정도로 가시거리가 짧았다. 중앙기상대는 황색 경보까지 발령했다. 베이징에서는 연휴 직전인 지난달 말에도 나흘간 독성 스모그가 이어졌다. 중국은 pm2.5 농도가 300을 넘으면 '심각한 오염'으로 분류하며 미국 대사관은 200만 넘어도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독성 스모그는 베이징뿐 아니라 대부분의 화북 지역에서 나타났고 이 때문에 안전운행 거리조차 확보되지 않아 6일에는 베이징과 톈진(天津), 허베이(河北)성에서 상당수 고속도로가 폐쇄됐다.
중국은 1일 관광객의 비문화적 행위에 대한 처벌을 골자로 하는 새 여행법을 시행했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물과 유적에 낙서하거나 쓰레기를 함부로 투척하는 악습은 거의 달라진 게 없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