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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난민 밀항 통로 리비아 해안은 절망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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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난민 밀항 통로 리비아 해안은 절망의 끝"

입력
2013.10.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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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과 기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새 삶을 찾아 유럽으로 밀항하기 위해 리비아 해안으로 몰려들고 있고 그 중 일부는 운좋게도 밀항에 성공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난민이 목숨을 잃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3일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 해역에서 아프리카 난민 500여명을 태운 배가 침몰, 수백 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것도 그런 점에서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리비아는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가 2011년 축출된 이후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져있다. 이로 인해 국경 통제가 약화, 리비아 해안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밀항하는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리비아 북부 해안과 이탈리아 남부 해안은 두 대륙을 잇는 최단 이동로로 이번 사고 역시 이곳에서 일어났다.

서부 세네갈에서 동부 소말리아와 에리트리아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 전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난민들은 사하라 중부의 수단과 차드, 니제르 등을 통과해 리비아 해안까지 1,600㎞에 이르는 험난한 여정을 밟아야 한다. 난민들은 이동을 위해 별도의 대가를 지불하고 밀항 전문 조직의 안내를 받는다. 주요 경로를 차지하려는 조직들의 알력으로 리비아 해안에 도착하기도 전에 목숨을 잃는 난민이 부지기수다. 리비아 해안에 도착해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밀항선을 구하기도, 원하는 시간에 배를 타기도 쉽지 않다. 밀항선을 구하지 못한 난민들이 성매매나 밀수업 등의 범죄에 연루되고 수용소에 갇혀 고문을 당하는 일도 잦다. 국제앰네스티 리비아 지부의 관계자는 "남성 교도관들이 수용소에 갇힌 난민을 고문하거나 여성 난민에게 스트립쇼를 시키는 일이 많다"며 "리비아 정부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운 좋게 밀항선에 올라도 구명정이나 구명조끼 같은 안전 장비는 주어지지 않는다. 난민 대부분이 내륙 출신으로 수영을 못하기 때문에 만약 지중해에 빠진다면 익사할 확률이 높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가다 사망 또는 실종한 아프리카 난민이 2011년 1,500명, 2012년 500여명에 이른다. 지난달 30일에도 시칠리아섬 인근 해역에서 선박이 침몰해 에리트레아 난민 13명이 익사했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나서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비극이 반복될 것"이라며 EU가 남부 유럽 국경 경계를 강화하는 등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람페두사섬 침몰 선박이 현재 바닷속 47m 지점에 수직으로 박혀 있는데 그 안에 시신이 가득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의 사망자는 신원이 확인된 111명을 포함, 모두 3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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