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6)의 어깨에 LA 다저스 운명이 달렸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9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이하 DSㆍ5전3승제) 3차전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다저스는 적지에서 '원투 펀치'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를 앞세워 내심 1, 2차전 싹쓸이를 노렸지만 1승1패를 거두고 홈으로 돌아왔다. 다저스는 전날 애틀란타와의 DS 2차전에서 안타수 10-6으로 앞서고도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3-4로 패했다.
류현진은 등판을 하루 앞둔 6일 "아무래도 (메이저리그에서)포스트시즌은 처음이니 긴장되는 경기임에 틀림없다"면서도 "컨디션은 상당히 좋고, 1승1패니까 이길 수 있는 피칭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1, 2차전을 보니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조심해야겠더라. 제구가 얼마나 잘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팀 내에서 류현진을 향한 신뢰는 두텁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신인이지만 경험이 많아 잘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스카우트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같은 큰 경기에서 최고의 팀을 만났을 때 더 잘 던졌다고 했다. 이번에도 류현진이 평소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 같다"고 힘을 실어줬다. 배터리 호흡을 맞출 포수 A.J. 엘리스 또한 "큰 경기에 강한 투수이며 다양한 무기를 갖고 있다. 류현진의 공을 받는 것은 늘 즐겁다"고 기대했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 2006년과 2007년 두 차례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8.1이닝 동안 2실점으로 쿠바 강타선을 틀어 막아 한국의 금메달을 견인했고, 2009년 WBC에선 준우승을 이끌었다.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은 한국인 메이저리그 투수로는 처음이다. 김병현, 박찬호 등이 먼저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서는 것은 류현진이 최초다. 김병현과 박찬호는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나 중간 계투 역할을 해 1회부터 마운드에 선 적이 없다.
류현진은 올 시즌 애틀랜타를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13을 올렸다. 5월18일 5이닝 2실점, 6월8일 7.2이닝 1실점으로 선발 투수 몫을 다했다. 홈런은 단 한 개도 맞지 않았다. 류현진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는 프레디 프리먼이다. 류현진을 상대로 6타석 4타수 3안타 2볼넷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또 애틀랜타에는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가 5명이 포진해 있다.
류현진의 선발 맞대결 상대는 오른손 훌리오 테헤란이다. 테헤란(14승8패 평균자책점 3.20)은 류현진(14승8패 평균자책점 3.00)과 함께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선수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고 체인지업과 커브도 곁들인다. 올해 다저스전 등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보스턴은 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아메리칸리그 DS 2차전에서 7-4로 이겼다. 1,2차전을 쓸어 담은 보스턴은 이로써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2008년 이후 5년 만에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른다. 데이빗 오티스(38)가 솔로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같은 날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오클랜드는 9회 무사 만루에서 터진 8번 스테판 보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중부지구 챔프 디트로이트를 1-0으로 누르고 DS 전적 1승1패를 기록했다. 전날 디트로이트에 2-3으로 석패한 오클랜드는 불펜에서 약점을 드러낸 디트로이트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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