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가 7개월 간의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을 마쳤다.
올 시즌은 최종일까지 순위 싸움이 벌어질 정도로 난타전의 연속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프로야구 역사상 첫 3연패에 성공했다. 아울러 류현진(LA 다저스) 박찬호(은퇴) 등 스타 플레이어의 공백 속에서도 644만1,855명(576경기)의 관중을 동원해 2011년부터 3년 연속 600만 관중을 넘겼다. 그러나 '전국구 구단'롯데와 KIA의 성적부진으로 지난해 700만 관중에는 10%가량 미치지 못했다.
8일부터는 '가을 야구'가 시작된다. 3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낸 LG, 창단 첫 가을 야구를 경험하는 넥센과 두산이 '제2라운드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변 속출한 9구단 체제, NC의 선전
9구단 체제로 치러진 올 시즌은 이변의 드라마가 속출했다. NC가 예상을 깨고 7위에 올랐고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인 SK와 롯데가 4강에 실패했다. SK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롯데는 6년 연속 포스트시리즈 진출을 노렸지만 이만수 SK 감독과 김시진 롯데 감독은 쓴 입맛만 다셨다.
시즌 전 전문가들의 전망도 모두 빗나갔다. 선동열 KIA 감독과 김시진 감독은 "휴식일이 충분해 20승 투수가 나올 수 있다"고 했지만 15승을 넘긴 투수도 없었다. 일각에서는 "200도루를 돌파하는 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 역시 두산이 172개의 팀 도루로 1위에 올랐을 뿐이다. 여기에 '4일 휴식한 팀이 다음 경기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도 맞아 떨어지지 않았고, 투고타저가 아닌 타고투저의 시즌이 완성됐다.
또 다른 이변…서울 뜨고 KIA 지고
LG, 넥센, 두산 등 서울을 연고로 한 3팀이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동반 진출했다.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삼성, 선수층이 두터운 두산의 4강 진입은 시즌 전부터 예상된 일. 그러나 LG와 넥센의 4강행은 의외였다.
LG는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것은 16년 만이다. 김기태 LG 감독은 사령탑 부임 2년 만에 특유의 카리스마로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창단 첫 3위에 오른 넥센 역시 '젊은 여우'염경엽 감독의 지략과 배짱이 빛났다.
반면 강력한 우승후보 KIA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FA 김주찬의 영입, 김상현을 내주면서까지 데려온 송은범의 합류로 충분히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 받았지만 8위라는 수모를 당했다. KIA는 5년 만에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뒤 김주찬, 신종길, 김선빈, 이용규, 윤석민, 양현종의 줄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개인 타이틀 박병호 독식
가장 빛난 선수는 박병호(27ㆍ넥센)다. 박병호는 타격 부문 주요 타이틀 4개를 독차지하면서 최우수선수(MVP) 2연패를 눈앞에 뒀다. 홈런(37개) 타점(117개) 득점(91개) 장타율(0.602)의 수치는 압도적이다. 박병호는 시즌 전 풀타임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비웃기나 하듯 이승엽(삼성) 이대호(오릭스)로 이어진 거포의 계보를 확실히 잇고 있다.
이병규(39ㆍLG)는 최고령 수위 타자에 올랐다. 부상으로 5월초에야 1군에 합류했지만 타율 3할4푼8리로 롯데 손아섭(0.345)을 제쳤다. 출루율은 김태균(한화ㆍ0.444), 타격왕 타이틀을 놓친 손아섭은 최다 안타(172개), NC 김종호는 도루 1위(50개)를 차지했다.
투수 타이틀 6개는 모두 다른 선수에게 돌아갈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타이틀은 외국인투수 찰리 쉬렉(NCㆍ2.48)과 레다메스 리즈(LGㆍ188개)가 각각 차지했다. 다승왕은 토종 에이스 배영수(삼성)와 크리스 세든(SKㆍ이상 14승)이 공동 선두에 올랐다. 승률에서는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에 처음 발을 들인 류제국(LGㆍ0.857)이, 세이브와 홀드는 넥센의 필승 계투조인 손승락(46세이브)과 한현희(27홀드)가 이름을 올렸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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