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로 젖혔을 때 홍민표가 2, 3을 교환한 다음 바로 4로 단수 친 건 약간 뜻밖이다. 우하귀에 흑돌이 놓여 있어서 축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형태서는 백이 그냥 9로 늘어두는 게 보통인데 홍민표는 그보다 실전처럼 진행해서 흑에게 빵때림을 허용하더라도 확실하게 형태를 결정짓는 게 더 깔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12는 후수지만 흑에게 먼저 A로 날일자 끝내기를 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보기보다 무척 큰 자리다. 게다가 다음에 백B로 젖혀 잇는 것까지 절대 선수로 보장돼 있다. 좌변에서 백이 손을 뺐으니 13으로는 뭔가 강수를 둬서 상대를 괴롭히고 싶지만 아쉽게도 마땅한 방법이 없다. 예를 들어 1, 3은 4, 6으로 간단히 안 된다. 1, 3 역시 4부터 10까지 응수해서 위쪽 흑돌이 위험해지고 좌변은 아직도 A로 넘어가는 뒷맛이 남아서 흑이 별 실속이 없다.
17도 의욕이 앞섰다. 18, 20의 반발을 당해서 중앙에서 오히려 백의 발언권이 더 세진 느낌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