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세난 해결을 위해 마련한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이 세입자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목돈 안 드는 전세1’ 상품의 대출 실적이 4일 현재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국민 신한 하나 농협 기업 등 6개 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 창구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문의조차 거의 들어오지 않는 등 사실상 실패한 상품이란 평가다. 은행 관계자는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로 대출 문의를 하는 고객은 많지만 목돈 안 드는 전세 상품에 관심을 두는 이는 찾기 힘들다”며 “보증금을 대출받기 위해 집주인과 은행에 함께 가 계약서에 서명해야 하는 데, 어떤 세입자가 이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목돈 안 드는 전세1’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대출받고 이자는 세입자가 내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8월 출시된 ‘목돈 안 드는 전세2’ 상품도 역시 집주인의 허락이 있어야 해 시중은행 6곳의 대출 실적이 105건(67억1,000만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는 국토교통부가 시장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만든 실효성 없는 제도인 만큼, 이에 대한 보완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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