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59) 전 서울경찰청장이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2009년 용산참사 당시 철거민 농성 진압을 지휘했던 김 전 청장이 사장으로 내정되자 용산참사 유가족과 공항공사 노동조합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4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 전 청장은 이날 오후 열린 공항공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후보 1명으로 선정됐다. 대통령이 재가하면 김 전 청장은 임기 3년의 공항공사 사장에 부임한다.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긴급 규탄성명을 내고 "전문성 없고,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할 도덕적ㆍ정치적 문제 인사를 공기업 사장으로 내정한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김 전 청장의 공항공사 사장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은 공기업에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고 공언한 바 있다"며 "철거민을 토끼몰이 하듯 때려잡고 6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책임자인 김 전 청장이 도대체 어떤 전문성이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공항공사 노조도 '낙하산 인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노조는 7일부터 서울 과해동 한국공항공사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펼쳐 김 전 청장 출근 저지에 나설 계획이다. 나종엽 노조 사무처장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면서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공항의 대표로 경찰 출신 비전문가를 앉힌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용산 참사에 대한 전 국민적 반감도 큰 김 전 청장 내정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조아름기자 ar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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