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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독립전쟁의 영웅' 102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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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독립전쟁의 영웅' 102세로 별세

입력
2013.10.0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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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독립과 베트남전쟁 승리에 큰 공을 세운 영웅 보 응우옌 잡(元武甲) 장군이 하노이 군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AF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102세.

하노이대학 졸업 후 고등학교 역사 교사와 언론인으로 일하다 베트남공산당에 입당한 잡 장군은 1939년 중국으로 건너가 '베트남 건국의 아버지' 호찌민(胡志明)을 만나면서 독립투사로 변모했다. 잡 장군은 1953년 11월 라오스 국경지역인 디엔비엔푸에서 시작된 프랑스와의 마지막 전투를 지휘, 특유의 끈기와 기동력으로 월등한 화력을 갖춘 프랑스군을 이듬해 5월 전멸시켜 제1차 인도차이나전쟁에서 승리하고, 프랑스로부터 독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제네바평화협정에 따라 북위 17도 선을 경계로 베트남이 남북으로 나뉜 뒤 미국을 상대로 치른 제2차 인도차이나전쟁에서도 잡 장군은 게릴라전으로 맞서며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땅굴을 파고 있는가'라고 비꼰 미국 장군에게 "전략이란 당신들은 못하고 우리만 하는 방법으로 싸우는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식대로 싸울 테니, 당신들은 당신들 식으로 싸우라"고 했다고 한다.

'붉은 나폴레옹'으로 불리는 잡 장군은 베트남전에서 패한 미국 언론조차 '생존하는 20세기 최고의 명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인정받았다.

2008년 제레미 블랙이 펴낸 에서 블랙은 정규 군사교육을 받지 않은 잡 장군을 줄리어스 시저, 조지 워싱턴, 알렉산더 대왕, 한니발, 칭기즈칸, 나폴레옹 등과 함께 59명의 위대한 군사 지도자로 평가했다.

잡 장군은 1975년 베트남 통일과 함께 사실상 모든 공직 활동에서 물러났지만 청빈한 생활과 불의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국민적 존경을 받았다.

박민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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