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순(72)씨는 어머니가 다섯 분이다. 한 분은 낳아주신 친어머니(97)고 또 다른 한 분은 유씨가 20년 전 알게 된 뒤 모시고 살고 있는 홀몸 노인(90)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유씨는 동네에 사는 홀몸 노인 세 분의 집을 일주일에 두 번씩 찾아 안마를 하고 말벗을 자처한다. 주변에서는 '나이도 많은데 내 몸 챙기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하지만 유씨는 "힘만 된다면 (어르신들을) 더 모시고 싶다"고 대답한다. 50대에 자궁암과 유방암을 모두 겪은 후 인생관이 많이 달라졌다는 유씨는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면 나눔이 어렵지 않다"고 했다.
유씨처럼 이웃과의 나눔에 앞장 선 국민들을 격려하고 나눔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한 제2회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이 4일 오후 KBS 별관에서 열렸다. 보건복지부 등은 6월부터 한 달 동안 전국민을 대상으로 수상 후보자 공모를 실시, 총 7단계의 심사를 거쳐 170명(63개 단체 포함)의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유씨는 이날 "72세의 고령임에도 24년간 가정 방문을 하며 청소, 말벗, 반찬 배달 등을 통해 나눔 활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국민포장을 받았다.
이 외에도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은 개인적으로 7억5,000만원을 기부하고 기본급 1% 기부하기 운동 등 임직원의 사회공헌 활동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을, 지난해 과로사로 타계하기 전까지 '자비의 집'에서 소외 계층을 돌본 고 이금현씨가 대통령표창을, 26년 동안 사회복지시설 등을 다니며 1만1,419명에게 미용봉사를 한 이춘심씨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영찬 복지부 차관은 "나눔의 실천이 꼭 큰 기부를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며 "작은 봉사와 기부라도 모이면 큰 힘이 되는 만큼, 정부도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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