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변화 없어…원칙적 이야기로 보아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하고 협상에 나선다면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며 불가침 조약을 언급했다.
케리 장관은 3일 일본 도쿄에서 미일 외교ㆍ국방장관이 참석한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를 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과 다시 대화하고 평화적인 관계를 맺으며 불가침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정권을 교체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과거처럼 양보와 합의, 파기, 핵 프로그램 재개가 거듭되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시작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 미국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는 점을 북한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최근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이 없다”고 해온 것과 달리 케리 장관이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며 불가침 조약까지 거론한 것을 두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조심스럽게 관측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미국이 과거 북한의 불가침 조약 체결 요구에 난색을 표해 왔고 북한의 비핵화를 보는 미국의 근본적 시각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을 “원칙적인 이야기”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워싱턴의 한 관계자는 “2005년 6자 회담의 성과물로 나온 9ㆍ19공동성명을 인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했다. 9ㆍ19공동성명은 북한의 핵개발 중단과 핵확산금지조약 복귀를 조건으로 국제사회가 에너지 지원과 불가침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케리 장관이 이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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