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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교수가분석한‘큰손’중국인들의소비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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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교수가분석한‘큰손’중국인들의소비DNA

입력
2013.10.0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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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로 멘토링 열풍을 일으켰던 김난도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교수가 중국 소비자들의 심리를 해부한 신간 를 펴냈다. 명동 거리를 점령한 중국인 관광객들과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본토 '큰 손'들의 소비 성향을 집중 해부해 닥쳐올 변화에 대비하자는 것이 취지다.

책은 중국 소비자 유형을 6가지로 나누고 7대 소비 특성을 선정하는 등 보고서식 구성과 단언적 말투로 시원시원한 분석을 제시한다. 김난도 교수와 공동 저자들은 지금까지 알려진 중국에 대한 피상적 지식을 거부하고 중국 소비자들의 생생한 소비 패턴을 포착하기 위해 현지 가정 방문, 타운 와칭(번화가에서 행인들을 관찰해 생활 양식을 파악하는 것), 심층 면접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이 중국 소비자와 시장에 대해 기존에 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분석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산아 제한 정책이 개성 강한 소비 세대의 출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나 인터넷의 발달로 소비 채널이 다변화 됐다는 이야기는 근 몇 년간 인터넷 뉴스들을 훑어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저자는 '중국인들의 소비 DNA를 축출한다'는 야심찬 소제목 아래 소비 패턴의 원인이 되는 인문학적 뿌리를 거의 강박적으로 추적한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자주 가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유학의 수신 양성(심신을 닦고 교양을 쌓다) 사상을 거론하거나, 중국에 부는 웰빙 열풍의 원인을 음양오행 사상의 영향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억지스럽다 못해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중국의 복잡한 소비 성향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상징 동물인 용이 9가지 동물을 닮았다는 데서 다원성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한 대목에 이르면 책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지경이다.

로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김난도 교수는 원래 소비 트렌드 분석가다. 2007년부터 라는 책을 통해 매년 한국의 소비 지형도를 그리는 일을 해왔다. 이 책은 김 교수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학자로서의 독창적 분석에 있어 크게 아쉬움을 남긴다. 정치∙경제∙사회 현상을 연구해 거기서 한 세대, 한 민족, 한 지역을 포괄하는 인문학적 특성을 뽑아내는 능력이 여전히 미진하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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