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山上대국신예 신민준 vs 신진서, 태백산 정상서 氣받은 한판꽃보다 바둑여기사들의 거리 나들이시민들과 수담… 패션쇼까지꿈나무 캠프·총리배 대전유명 바둑도장 불꽃 대항전, 62개국 대표 아마 최강 겨뤄
문화의 달 10월에는 바둑계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바둑잔치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개천절 태백산 정상에서 치르는 신예 유망주들의 산상대국을 비롯해 여자프로기사들이 벌이는 흥겨운 잔치 한마당 '꽃보다 바둑', 이세돌 명인과 함께 하는 꿈나무 바둑캠프, 세계 62개국 대표가 출전해 기량을 겨루는 국무총리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등 전국 규모의 굵직한 행사만 추려도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지난 3일 태백산 당골광장에서 배달바둑축제가 열렸다. 매년 개천절에 열리는 배달바둑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해발 1,560m 태백산 정상에서 벌이는 산상대국. 오전 10시 산꼭대기에 위치한 천제단에서 천제를 지낸 후 그 자리에서 유명 프로기사들이 기념대국을 치른다. 올해는 프로기단의 막내인 신민준(14ㆍ충암중2년)과 신진서(13ㆍ충암중1년)가 태백산 정기를 맞으며 대국, 단기 4346년 한국 바둑의 번창을 기원했다. 개천절 산상대국은 2001년 서봉수와 이세돌(당시 3단)이 첫 대국을 벌인 이래 이번이 열두 번째다.
5, 6일 이틀간 서울 중구 을지한빛광장에서는 여자프로기사들이 준비한 흥겨운 바둑잔치 한마당 '꽃보다 바둑'이 펼쳐진다. 바둑을 배우고 싶지만 마땅히 접할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바둑을 가르쳐 주기 위해 국내 여자프로기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거리로 몰려나온다.
바둑을 처음 접하는 생초보를 위한 '뉴 페이스 존'과 시민들과 함께 하는 릴레이 바둑, 바둑 골든벨 퀴즈, 바둑만화 전시회를 비롯, 여자기사들이 직접 모델로 출연하는 한복 패션쇼까지 여자기사들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저녁 7시부터는 하여울밴드, 하타 슈지 등 싱어송라이터들의 공연도 이어진다. 6일에는 '차 없는 날'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도다면기 및 사인회를 펼친다.
같은 기간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는 꿈나무 바둑 캠프가 열린다. 명인전의 부대 행사로 매년 이맘 때 열리는 꿈나무 바둑캠프에는 충암, 유창혁, 장수영, 이세돌, 유재성, 박지훈, 양천대일 등 국내 7개 바둑도장 원생들이 참가해 숙식을 같이 하며 도장 대항전을 벌이고 포석과 정석, 행마 등 바둑기술 뿐 아니라 바둑상식, 바둑예절 등에 대해 각 도장 지도사범들에게 특강도 받는다.
6일 경기 수원 화성행궁광장에서는 수원시장배 전국바둑축제가 열린다. 전국의 바둑동호인은 물론 수원시 인근 학교에서 참여해 이날 수원을 온통 '바둑 도시'로 만들 기세다. 12, 13일에는 경북 구미에서 제8회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가 개최된다.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바둑단체인 아시아바둑연맹(AGF)가 주최하는 이 대회에는 세계 62개국 선수가 출전해 스위스리그 방식으로 총 6라운드 경기를 치러 우승자를 가린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문화체육부장관배에서 우승한 연구생 박재근(18)이 출전한다.
같은 기간 경북 문경에서는 아마최강부 우승연구비 500만원으로 아마대회 최고의 상금을 내건 문경새재배 전국아마바둑대회가 문경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아마최강부를 비롯 일반부, 여성부, 학생부 등 11개부로 나누어 진행한다. 1주일 뒤인 20일 광주에서는 광주광역시장배 전국아마바둑대회가 빛고을체육관에서 열린다. 광주시와 호남권 거주자만 출전할 수 있지만 여자부의 경우 전국최강전을 겸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출전 가능하다.
23, 24일에는 인천시 신흥초교강당에서 제94회 전국체전 바둑종목 경기가 치러진다. 바둑은 다른 스포츠 종목과 마찬가지로 전국 16개시도 대표가 자기 고장의 명예를 걸고 열심히 메달을 다투지만 아쉽게도 아직 정식 종목으로 편입되지 못한 상태다. 26, 27일에는 이창호배 전국아마바둑선수권대회가 이창호의 고향인 전북 전주시 전주고 강당에서 펼쳐진다.
서울에서는 27일 한국대학바둑연맹 바둑축제가 서울대 관악캠퍼스 농업생명과학대 제3식당에서 열린다. 전국대학바둑 OB(졸업생)동호인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대학생들에게 바둑문화의 우수성을 알려 YB(재학생)동호인의 저변확대를 유도하려는 취지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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