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는 운전병을 성추행한 혐의(군인 등 강제추행치상)로 기소된 오모(50) 해병대 대령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오 대령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1년9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작성한 사건경위서와 증거보전절차에서의 진술, 1·2심 진술 내용을 보면 구체적인 부분에서 일관되지 않거나 모순된 부분이 매우 많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큼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승용차가 세워져 있는 것이 목격됐다거나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해병대 2사단 참모장이던 오 대령은 2010년 7월 9일 군 휴양소에서 술을 마시고 관사로 이동하던 중 같은 부대 소속 운전병 이모(25) 상병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3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상병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해 긴급구제 조치를 받았으며,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의병제대한 뒤 군복무 중 성추행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국가유공자로 인정 받았다. 오 대령은 해병대 내부감찰을 받고 같은 해 7월 16일 보직 해임됐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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