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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석자' 된 코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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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석자' 된 코넥스

입력
2013.10.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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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3,700만원에서 2억2,200만원으로.

8일로 코넥스(KONEXㆍ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시장이 개장 100일을 맞지만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개장 첫 달인 7월보다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 자금줄 역할을 할 대표주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출범 석 달이 지난 현재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며 서서히 시들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은 제 역할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거래부족이 좀 더 지속될 경우 비상장주권의 매매거래를 위해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개설 및 운영하는 프리보드 시장처럼 투자자들에게 잊혀진 시장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넥스의 9월 일일평균 거래대금은 2억2,200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코스닥 시가총액 981위인 폴리비전이 2일 하룻동안 기록한 거래대금(2억2,4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유가증권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지난달 기준)은 4조4,610억원, 코스닥시장은 1조5,930억원에 이르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개장초기(7만1,030주)에 비해 지난달 3분의 1수준인 2만6,878주로 급감했다. 시가총액은 지난달 2개 기업이 상장하면서 7월 말(4,964억원)보다 483억원 늘어난 5,447억원을 나타냈지만 8월 말(5,465억)과 비교하면 이 역시 감소세다.

상장 종목이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 같은 거래부진의 근본원인이다. 현재 코넥스 시장의 상장사수는 개장 때보다 3곳 늘어난 24개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전체 거래량의 절반이상이 하이로닉, 아진엑스텍, 랩지노믹스, 에프앤가이드 등 특정 종목에 쏠리고 있다. 김정주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기울일 만한 상장기업이 많지 않아 거래가 활성화되기 힘든 상황"이라며 "코스닥 시장은 개설(1996년) 당시 이미 종목수가 376개에 달해 거래가 초기부터 활발했다"고 말했다.

코넥스 시장은 정부 출범초기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산실이란 이유로 주목 받았던 것과는 달리 출범 이후에는 실효성 있는 추가지원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상장기업을 늘리기 위한 세제혜택 등의 지원책은 정기국회 파행 등의 영향으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3억원인 개인투자자 예탁금 기준액을 낮춰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자는 방안은 제대로 된 검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정부가 대통령 관심사항이란 이유로 충분한 준비 없이 성급하게 개장을 서두른 게 코넥스 시장 부진의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한다. 김용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장 때부터 투자자들에게 시장이 활성화 돼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투자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데 개장을 서두르느라 초기 관심몰이에 실패했다"면서 "투자자의 접근 문턱을 낮추기 위해 기본 예탁금을 줄이고, 상장회사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등의 후속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초 우려보다는 순조롭게 안착했으며 성패를 논하기엔 100일이란 시간은 너무 짧다"며 "올 연말까지 상장 기업이 50여개로 늘어나는 등 계속해서 종목수가 늘 것으로 보여 코넥스 시장은 향후 2년 내 중소기업의 자금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고수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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